경북 포항에서 경찰 3명이 2주 사이 잇따라 숨졌다. 동료들은 잦은 야근과 현장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6일 오전 3시 15분경 포항북부경찰서 죽도파출소 최모 순경(30)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려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최 순경은 전날 오후 6시 반부터 이날 오전 8시 반까지 근무하는 조였다. 그는 전날 오후 10시 20분경 죽도동 도로에서 대리기사를 폭행한 40대 용의자를 붙잡아 북부서에 넘기는 등 이날 오전 1시까지 112에 들어온 신고 10건 가운데 4건의 현장에 출동했다. 최 순경은 근무 수칙에 따라 오전 1시부터 2층 숙직실에서 휴식하다 오전 2시 50분경 코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앞서 20일 오전 8시 40분경에는 포항남부경찰서 장기파출소 고현보 경위(55)가 심장 통증을 호소하며 근처 보건소로 걸어가다 쓰러졌다. 고 경위는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전 10시 반경 숨을 거뒀다. 19일 오후 2시부터 근무하던 고 경위는 20일 새벽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용의자와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11일에는 같은 경찰서 외사계장 이상록 경위(57)가 정기 사격연습을 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흘 뒤 급성 뇌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고 경위와 이 경위를 순직 처리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이들 경찰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야간근무의 특수성과 함께 현장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공무집행방해와 관련이 깊다고 보고 있다. 2015년부터 올 8월까지 경북에서만 1665건의 공무집행방해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인력 증원, 교대 후 충분한 휴식 등 근무환경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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