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명절 예절' 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지지와 공감을 얻고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명절 예절 알려준다, 이 예의 없는 XX들아"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가족 구성원 별로 나눠 명절 예절에 대해 정리했다.
먼저 '집안 어른' 편이다.
글쓴이는 "이해 좀 합시다"라며 "이틀 전에 와라, 자고 가라 전화해가며 벌써부터 며느리, 사위 부려먹을 생각에 팔자주름 펴셨습니까? 돈돈 거리면서 명절엔 회사고 나발이고 다 팽개치고 오길 바라시는 분들이 있다. 바빠서 못 온다고 전화로 며느리, 사위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하나도 안 바쁜데 저런다고요? 아이고 오죽했으면 저러겠습니까"라고 했다.
이어 "음식 좀 작작 합시다"라며 "부침가루 브랜드 별로 사다 놓고 웃음꽃이 피셨다. 네 그길로 절명하실 수가 있다. 조상신이 오늘 우리 집에서 파티한다고 예고하고 가셨나 싶을 정도로 음식 준비하는 집안들 많다. 지난 명절에 남은 음식 싸주신 거 아직까지 냉동실에 대기하고 있다. 인간적으로 식구들 먹을 만큼만 준비합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리한 요구 좀 하시 맙시다"라며 "두 팔 벌려 아들, 딸 내외 용돈, 선물 큰 거 바라시는 분들 분명 있다. 댁의 아드님, 따님 돈 못 번다. 많이 벌어도 못 버는 척 해줍시다. 용돈, 선물 엎드려 절받기 이제 하지 맙시다. 아들, 딸 내외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이상 아무 의미 없다. 힘들어 보이면 세뱃돈도 두둑이 챙겨주시고, 차비도 좀 쥐어주시고, 제사비 부담도 좀 덜어줘라. 그게 어른 아니냐"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간섭 좀 하지 맙시다"라며 "애 낳아라, 이렇게 키워라, 얼마 버니, 부부관계는? 매번 물어보시면서 명절에도 빠짐없이 물어보고 계시는 우리 어머님, 아버님들 이제 그만하실 때 됐다. 아들, 딸 내외가 칠푼이들도 아니고 제 앞가림 알아서 잘 한다. 좀 믿어줘라"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붙잡지 좀 말라"며 "아들, 딸 시집 장가보내고 나니 적적하신 거 안다. 그래도 붙잡아 놓는 순간 절명하실 거다. 아들 집 왔으면 딸도 집에 가고 싶고, 딸 집 왔으면 아들도 집에 가고 싶다. 언제까지 품 안의 자식 아니다. 내 새끼 애틋하면 남의 새끼 부모님은 제 새끼 안 애틋하겠냐"라고 말했다.
다음은 '부부' 편이다. 글쓴이는 '집안 어른' 편과는 달리 강한 어투로 욕설을 더했다.
그는 "같이 가라"며 "네 집에 배우자 혼자 덩그러니 보내놓고 혼자 팔자 좋게 XX 떨어버리는 XX들 있다. 뼈에 새겨라. 네 집이든 남의 집이든 부부는 같이 가는 거다.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배우자 혼자 보내면 그 길로 이혼하는 거라고 간주한다"고 밝혔다.
이어 "함께 해라"라며 "배우자가 혼자 음식이며 청소며 다 하게 만들어놓고 술 마시고 유유자적하는 XX들이 집집마다 존재하는데 전을 뒤집든 술을 마시든 함께해라. 어느 한쪽은 XX지게 일하고 어느 한쪽은 X늘어지게 논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양가 동등하게 대해라"라며 "대단한 양반 집안 나셨는지 한쪽 집안엔 제사비에 용돈에 고급 선물세트까지 바리바리 들고 가고 이건 뭐 어디 노비 집안 가는 관군 XX들 마냥 한쪽 집안엔 치약세트 하나 달랑 들고가는 XX들 분명 있다. XX다. 진짜. 똑같이 못할 거면 아예 하지를 마라. 잘 들어라. 봉투에 신사임당 똑같이 넣는다. 양 손에 선물세트 무게까지 같은 걸로 든다. 외운다. 실시"라고 밝혔다.
다음은 '나는 성인이다' 편이다. 글쓴이는 "취업을 했을 땐 조카들 세뱃돈, 용돈 쥐여줘라. 취업을 안 했을 경우 세뱃돈, 용돈 노골적으로 요구하지 마라 노잣돈 쥐여주는 수가 있다"고 밝혔다.
글 말미에 글쓴이는 "요새 개념 없는 XX들이 많아서 쓴다. 다가오는 한가위 잘 보내라. 다음 편은 친구집 방문 예절이다"라고 마무리했다.
이 글쓴이의 '예절' 시리즈는 지난 12일 '결혼식 예절' 편에서부터 시작됐다. 1탄이라고 불리는 '결혼식 예절' 편은 조회수만 27일 기준 53만을 넘었고 댓글은 1137개가 달렸다. 이후 글쓴이는 하객, 집들이, 조리원, 돌잔치 등 예절에 대해 연재했고 누리꾼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다음 시리즈들을 요청하며 "이 시리즈 진짜 웃기다", "틀린 말이 없네", "너무 다 맞는 말", "책으로 내야 된다", "이런 거 누가 알려준 적 없는데 진짜 글쓴이한테 고맙다", "구구절절 사이다", "진짜 공평하다. 최소 사이버 재판관", "그래도 어른들한테 쓸 때는 공손하다", "속 시원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재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글쓴이가 글을 연재할 때마다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인기에 화답하듯이 글쓴이는 26일 블로그를 개설했다. 그는 블로그 소개란에 "네이트판 예절 시리즈 글쓴이다"라고 밝히며 그동안 작성한 예절 시리즈를 게재했다. 현재 이 블로그는 27일 오후 5시 기준 접속수만 3만 4000회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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