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전수조사 결과]5개 제조社 “혼란-우려 증폭 유감”
이미지 회복 상당기간 걸릴 듯… 믿을만한 자체 안전기준 만들기로
“‘발암 생리대’란 단어까지 잊혀질 수 있을까요?”
지난달 초부터 불거진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위해성 없음’으로 결론 나자 해당 제품 생산업체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지만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입은 타격은 누가 보상해 줄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 직후 생리대와 기저귀를 생산하는 5개 회사는 공동 입장문을 냈다. 유한킴벌리(화이트, 좋은느낌), LG유니참(바디피트, 쏘피한결), 깨끗한나라(릴리안), 한국P&G(위스퍼), 웰크론헬스케어(예지미인) 등이다. 이들은 “안전성과 관계없이 혼란과 우려가 증폭된 점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식약처 결과가 나왔으니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부작용 논란이 촉발된 릴리안의 제조사 깨끗한나라로서는 지난 한 달이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이 회사는 “유해성이 분명하게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 시민단체와 대학교수가 필요 이상의 자극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 불안과 혼란을 야기한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깨끗한나라는 한 달 넘게 생리대 판매와 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했다. 한번 타격을 입은 이미지가 복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생리대 및 기저귀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자체 안전 기준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5개사는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이 정한 섬유제품 환경친화기준을 생리대에 적용하고 향후 공통의 안전 기준을 세워 엄격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생리대 위해성 문제를 제기한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은 “생리대 성분을 전수 조사하지 않고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10종만 국한해 조사한 상태에서 ‘위해 우려가 없다’고 밝힌 것은 성급하다”며 “해외에서도 현재 생리대 속 다이옥신, 잔류 농약, 향에 들어있는 유해물질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번 조사결과와 별개로 생리대 사용자들의 건강 이상에 대한 사례조사 및 역학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하지만 역학조사를 하더라도 인체 유해성 유무를 밝히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성은 가임기 40년간 약 1만 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이 기간 늘 같은 제품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면 특정 제품의 유해성을 입증하기 어렵다.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번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