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총격범, 표적 거리 치밀한 계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9일 03시 00분


공인회계사 경력의 ‘수학 달인’… 살상 최적조건 계산한 쪽지 발견
차엔 총 쏴 터뜨리는 폭약 실어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일(현지 시간) 총기를 난사해 58명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범죄자’ 스티븐 패덕(64)은 사건 전 더욱 많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짰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워싱턴이그재미너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패덕이 총기 난사 범행을 저지를 때 머물던 맨덜레이베이 리조트 앤드 카지노의 호텔 스위트룸(32층)에서 손으로 ‘사격 거리’와 ‘자신의 방의 높이’ 등을 계산한 쪽지를 발견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공인회계사로 활동해 온 패덕은 수학에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거리 등을 정밀하게 계산했기 때문에 400야드(약 366m) 떨어진 거리에서도 총기 난사로 인한 피해를 키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스베이거스 경찰국의 데이브 뉴턴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패덕이 거리와 높이 등을 계산한) 쪽지는 패덕이 총을 쏘기 위해 깨뜨렸던 창문 옆에서 발견됐다”며 “목표물을 향해 어떻게 총을 쏘아야 할지를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덕은 또 총으로 맞히면 폭발하는 폭약인 ‘테너라이트’를 23kg 정도 구해 자신의 차에 실어 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패덕이 총기 난사 중 자신의 차까지 총으로 맞혔다면 테너라이트가 터지면서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패덕의 범행 동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AP통신 등은 패덕이 범행 전 며칠 동안 성매매 여성을 불렀다고 전했다.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주에서는 성매매가 합법이다. 하지만 패덕이 묵었던 호텔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현지 경찰은 패덕이 불렀던 성매매 여성들과 범행이 연관성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부 여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패덕이 쏜 총에 사망한 존 피펜(56)의 가족들은 변호사를 통해 패덕의 재산 동결 청원서를 캘리포니아주 클라크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패덕은 다양한 부동산을 소유한 재산가로 알려져 있다. 패덕의 재산 동결 요구 소송은 패덕의 재산이 동거녀인 매릴루 댄리나 다른 가족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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