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교 자살 학생 수 108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자살 예방 대응은 미흡…조훈현 의원 “교육부·교육청 체계적 관리해야”
지난달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국 초중고교를 통해 학부모에게 ‘학교 자살 예방을 위한 부총리 서한문’을 보냈다. 이 서한문에는 “우리 아이들이 학업에 대한 기대감과 가족 또는 친구들과의 소통 고민으로 연간 100여 명의 아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공부 외에 아이가 가진 작은 장점과 능력을 찾아내 칭찬해 주시고 이해와 공감을 해 준다면 아이는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나갈 것”이라는 김 부총리의 당부가 담겼다.
김 부총리가 각 가정에 이 같은 서한문을 보낸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교생은 108명으로 2015년(93명)보다 16%나 증가했다. 그러나 교육부 산하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예산이 매년 줄고 있는 등 자살 예방을 위한 대응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조훈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학생 자살 사망 현황’에 따르면 2012년 139명→2013년 123명→2014년 118명→2015년 93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던 초중고교 자살 학생 수가 지난해(108명) 다시 증가했다. 초등생 수치도 매년 3~7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정작 학생 자살 예방 프로그램, 교사 인식 개선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교육하는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예산은 2015년 15억4600만 원에서 올해 10억790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내년에는 이보다 적은 9억3800만 원이 배정됐다.
17개 시도별로는 지난해 서울과 경기는 자살 사망 학생 수가 각각 19명, 25명으로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3년간 자살 고위험군 검사 및 치료비 예산을 따로 배정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시교육청이 아닌 학교보건진흥원을 통해 올해 1200만 원을 지원했다”고 해명했다.
시도교육청별로 예산 격차가 커 위기 학생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자살 고위험군 검사 및 치료비로 전남도교육청은 5000만 원, 부산시교육청은 5억2900만 원을 지원해 큰 차이가 났다. 조 의원은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이 연달아 발생하는 등 올해도 자살 학생 수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 교육청와 교육부 간 체계적인 협력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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