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집 다락방서도 1000만원… 관급계약 브로커에 받은 돈 보관
檢, 이용부 보성군수 등 6명 기소
8월 말 전남 보성군 가정집 텃밭. 광주지검 순천지청 수사관들이 텃밭에 꽂힌 가는 쇠막대 주변을 조심스럽게 파기 시작했다. 50cm가량 파내려 가니 퉁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비닐봉지가 드러났다. 비닐봉지 안에는 밀폐형 플라스틱 김치통과 죽통이 하나씩 들어 있었다. 뚜껑을 열자 차곡차곡 쌓인 5만 원권 지폐 1300장이 드러났다. 이 집 다락방에서도 5만 원권 200장이 든 비닐봉지가 나왔다.
이 집은 보성군 공무원 A 씨(49) 집이었다. 이용부 보성군수(64) 관급비리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나온 A 씨는 “브로커에게서 받은 7500만 원을 텃밭과 다락방에 나눠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신반의하던 검찰이 텃밭을 직접 파보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역시 보성군 공무원 B 씨(49)가 집에 있는 책꽂이 뒤에 5만 원권 500장을 감춰놓았다고 실토했다. 연루된 공무원들의 잇따른 자백은 이 군수가 관급계약 체결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밝히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검찰에 따르면 관급계약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 A 씨와 B 씨는 업체로부터 9차례에 걸쳐 뇌물 약 4억5000만 원을 받아 3억5000만 원을 이 군수에게 상납했다. 검찰은 이 군수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와 B 씨(이상 제3자 뇌물수수 혐의), 그리고 관급계약 브로커(45) 등 5명도 기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