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여름은 누가 생각해도 더운 여름이었다. 하지만 올해 여름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7월 말~8월 상순까지는 한 해 전 더위에 버금갈 정도로 더웠지만 일찍 더위가 물러났기 때문이다. 8월 중순이 되며 밤 기온은 거짓말처럼 떨어졌다.
일찍 시원해진 올해 여름이 주고 간 선물이 또 하나 있다. ‘긴 가을’이다. 평균기온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가을은 9월이 아닌 8월에 시작됐다. 하루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20도 아래로 떨어지면 가을로 보는 의견이 있다. 조금 더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진 날이 9일 이상 이어지면 가을로 보기도 한다.
이런 기준으로 따질 때 올해 가을이 시작된 건 지난 8월 26일이다. 날짜로는 58일 째. 벌써 두 달 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10년 사이에 8월 중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 이하로 떨어진 채 유지된 건 올해뿐이다. 기상청은 11월에도 중순까지는 평년과 비슷한 기온이 유지될 거라고 내다봤다. 적어도 앞으로 2, 3주 간은 더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의미다.
가을이 길게 이어지고 있으니 단풍 역시 조금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설악산과 오대산 등 강원도 유명 산의 단풍이 이번 주 절정을 맞았다. 강원도 명산의 단풍놀이를 즐기려면 조금 서둘러야 할 듯 하다. 꼭 강원도가 아니어도 좋다면 아직 전국 대부분의 명산은 절정에 다다르지 않았다. 올해 가을은 길지만 그리 길게 남지도 않았다. 지도를 펴고, 천천히, 단풍놀이 계획을 세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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