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호텔 내 레스토랑과 모든 연회 음식을 총괄하는 총주방장으로 이재영 셰프(사진)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최초로 포시즌스호텔의 총주방장을 맡게 된 이재영 씨는 호텔·레스토랑경영학과를 졸업한 경희 동문(05학번)이다.
경상북도 경주가 고향인 이 셰프는 처음엔 요리에 큰 뜻이 없었다. 군 입대를 했을 때도 운전이 좋아 운전병이 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먼저 군대를 선택했는데 우연한 계기로 해군 조리병에 뽑혀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함상 생활을 하며 매일 200여 명에 이르는 장병들의 식사를 준비했다. 요리 경험은 없었지만 간을 기가 막히게 잘 맞춘다는 칭찬을 종종 들었다”고 군 시절을 떠올렸다.
조리병으로 복무하며 요리가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한 이재영 동문은 호텔조리학과 진학을 꿈꿨다. 함께 복무하는 선·후임, 동기들 중 호텔조리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일식, 한식 자격증을 취득하고, 제대를 할 때쯤 전문대학 호텔조리학과에 입학했다.
조리사로서 본격적인 출발은 리츠 칼튼 호텔의 일식 레스토랑에서였다. 이 셰프의 신념은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츠 칼튼에서의 생활이 안정화될 때쯤인 2005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으로 당시 국내에 새로 들어오는 파크 하얏트호텔 서울로 과감히 자리를 옮겼다.
경희사이버대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도 그 즈음. 이 셰프는 “이전부터 느껴오긴 했지만 새로 직장도 옮기며 깊이 있는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경희대가 호텔과 관련해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해왔고, 직장생활을 했기에 경희대의 호텔·외식조리에 대한 노하우를 갖춘 경희사이버대 호텔·레스토랑경영학과를 선택했다. 또한 경희사이버대학교의 수업은 직장인이 학업을 이어가기에 아주 효율적이었다. 과목마다 커리큘럼도 전문적으로 잘 짜여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파크 하얏트 서울과 부산에서 근무하며 업계 처음으로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고, 호텔 최초로 팥빙수를 출시하는 등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일에도 적극적이었다. 본인 스스로 “요리에 미쳐 살았던 시절이자 훌쩍 성장했던 때”라고 그 시절을 회상했다.
그러던 2015년, 이재영 셰프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포시즌스호텔 서울로 합류했다. 그는 “입사 전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헤드 셰프에게 내 장점과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해외경험도 별로 없고 쟁쟁한 경쟁자들도 많았겠지만, 열정과 진심, 노력을 알아봐준 덕분에 지금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총주방장으로 포시즌스호텔 서울에 들어온 이재영 동문은 지난 7월부터 총주방장으로 선임돼 호텔 내 레스토랑과 모든 연회에서의 음식을 책임지고 있다. 조리 입문 18년 만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호텔 그룹의 요리를 총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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