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나온 군인 박모 씨(23)는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3층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화장실 좌변기 칸 위에서 휴대전화 불빛이 번쩍한 것. 순간 박 씨는 ‘동서울터미널에서 남성 몰래카메라(몰카)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는 소문을 떠올렸다. 박 씨는 “화장실에 몰카범이 있는 것 같다”며 112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좌변기 위로 올라가 옆 칸을 살폈다. 40대 남성 A 씨가 손을 위로 뻗어 다른 칸 변기 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비추고 있었다. 경찰이 문을 두드리자 사색이 돼 나온 A 씨 휴대전화에는 화장실 좌변기에 앉아 있는 다른 남성들 사진이 여러 장 저장돼있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남성 사진을 몰래 찍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A 씨를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동서울터미널 2, 3층 남자화장실이 동성애자들의 성적 일탈 창구이자 이를 찍은 몰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돌고 있다는 소문의 실체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최근 SNS 텀블러 한 블로그에는 비교적 인적이 드문 이곳 2, 3층 남자화장실에서 찍었다는 몰카 영상이 잇달아 게시되며 ‘터미널 남자화장실 몰카 주의보’가 퍼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뒀다가 나중에 보려고 몰래 사진을 찍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 씨 휴대전화를 압수해 이전에도 몰카를 찍었는지, 영상이나 사진을 유포한 적은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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