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가톨릭대 무료 인문학 강좌… 12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실시
시민들에게 재미있게 인문학 설명
“버스 안에서 엄마와 아이가 싸우고 있습니다. 아이는 내리기 싫다며 떼쓰고, 엄마는 빨리 내리라고 윽박질러요. 일상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어떻게 치유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삶의 평화로움을 찾을 수도,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12일 오후 경기 부천시 가톨릭대 미카엘홀. 야구점퍼를 걸친 앳된 대학생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까지 강의실을 빼곡하게 채웠다. 이 대학 최혜영 종교학과 교수(62)가 ‘일상에서 평화 감수성 높이기’를 주제로 진행하는 인문학 강의를 들으러 모인 사람들이다.
강의를 들은 주민 김선영 씨(42·여)는 “종교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진행하는 강좌라 종교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일상에서 느끼는 여러 문제를 얘기해 이해하기 쉬웠다”며 “사회생활을 하며 겪은 고민과 상처의 치유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가톨릭대는 12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재학생과 부천시민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인문학 강좌를 무료로 운영한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삶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마련한 인문학 강좌다.
강단에는 교수와 전문가들이 선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시시포스 신화에 이르기까지 동서양 문학과 철학, 역사, 예술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19일에는 박우성 프랑스어문화학 교수가 ‘촘스키가 바라본 세상의 권력―보다 좋은 사회를 위하여’를 주제로 강의를 했다. 26일에는 같은 과 안보옥 교수의 ‘시시포스 신화로 그려보는 평화와 행복’ 강의가 펼쳐진다.
다음 달 9일에는 박종한 중국언어문화학 교수가 ‘축적의 시간―제국의 탄생과 몰락 과정에서 배우는 리더십’을 강의한다. 16일에는 서현정 세계예술치료협회 대표가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강의하는 등 매주 다양한 강좌가 열린다. 강의가 끝나면 강사와 수강생이 토론하고 질의응답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진다.
이창봉 가톨릭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장(54)은 “인문학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추구하고 실현하려는 실천 학문”이라며 “평소 인문학에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시간을 내기 힘들었던 주민들 눈높이에 맞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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