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비키니]서울 월세, 다른 나라보다 얼마나 (비)쌀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31일 13시 24분


31일 서울 종로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내건 월세 가격.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31일 서울 종로구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내건 월세 가격.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제 대세는 ‘월세’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중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다방’에 올라온 다세대 다가구 및 오피스텔 매물 중 91.2%가 월세였습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원룸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데다 최근 1인 가구도 꾸준히 늘어난 복합적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비교할 때 한국, 특히 월세는 얼마나 (비)쌀까요? 부동산 검색 업체 ‘렌트카페’에서 전 세계 30개 도시 월세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렌트카페는 이 30개 도시가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에서 선정한 ‘세계 도시 경쟁력 지수’에서 가장 흡인력이 높은(magnetic) 도시로 선정한 곳”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한 달에 1500달러(약 168만 원)로 129㎡(39평)짜리 집을 빌릴 수 있습니다. 이는 이 30개 도시 중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면적입니다.



다른 도시도 살펴보면 터키 이스탄불이 같은 가격에 176㎡로 1위였고, 미국 뉴욕 맨해튼이 26㎡로 가장 적었습니다. 같은 월세로 빌릴 수 있는 면적을 실제 비율로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스탄불에서 이 전체 면적에서 살 수 있을 때 맨해튼에서는 주황색 네모밖에 얻지 못하는 겁니다.

이건 ‘절대 숫자’로 계산했기 때문에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구매력지수(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4985달러였습니다. 일본은 3만8239달러. 그러면 일본이 9.3% 더 높습니다.

월세 1500달러 당 면적은 서울이 129㎡, 도쿄(東京)가 50㎡로 서울이 2.58배 크기 때문에 소득 수준을 감안해도 서울이 도쿄보다는 월세가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의 한 아파트. 도쿄=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일본 도쿄의 한 아파트. 도쿄=정민지 기자 jmj@donga.com

중국은 지난해 전체 PPP 기준 1인당 GDP가 1만4440달러지만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예를 들어 베이징(北京)은 3만4039달러로 한국과 2.8% 차이밖에 나지 않습니다. 베이징에서 임대 가능 면적(133㎡)은 서울보다 3.1% 크니까 엇비슷한 가격대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상하이(上海)는 1500달러에 158㎡로 서울보다 22.5% 더 큰 면적을 빌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 상하이 PPP 기준 1인당 GDP는 3만3560달러로 한국이 4.2% 더 높았습니다. 따라서 상하이는 서울보다 월세가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면적만 따져서 그런 것.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1500달러로 서울하고 비교하면 45% 수준인 58㎡밖에 못 얻지만 그 집은 이렇게 생겼을지 모릅니다.

조쿠 암스테테르담 홈페이지.
조쿠 암스테테르담 홈페이지.


제 아무리 숫자가 이렇게 나와도 마음에 드는 집은 모두 비싸기만 한 게 현실. 이 가을 이사를 꿈꾸는 모든 분들이, 가장 가고 싶은 집을,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얻을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7-10-31 14:43:47

    우리나라는 인구 5분의 1이 수도 서울에 사는 매우 기형적인 구조다 다른 나라와 단순 비교하는건 오류가 크다 다수 부동산전문가들이 재개발로 주택수 늘려야 한다는데도 등신들은 도시재생 주장하며 세금만 퍼질러대려고 하는게 문제점...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