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등 둘레길 14개 구간 조성
배다리헌책방거리-차이나타운 등 가족-연인과 문화유적 데이트를…
인천지방법원 판사와 직원 80여 명으로 구성된 인천지법산악회는 120km에 이르는 인천 둘레길을 완주했다. 3월부터 매달 둘레길 14개 구간 가운데 2개 구간을 연속해 걷기로 한 뒤 지난달 21일 여정을 마무리했다. 산악회장 홍기찬 부장판사(45)는 “인천 도심을 S자형으로 연결하는 해발 300m 미만 산들의 능선을 타면서 자연환경과 주변 문화유적을 둘러봤다. 인천 역사도 공부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천시와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조성한 인천 둘레길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둘레길은 2012년 급격한 도시개발사업으로 단절된 도심 녹지축을 잇는 데서 시작했다. 계양산에서 천마산 원적산 함봉산 만월산 청량산 등을 연결해 둘레길 9개 구간을 조성했다. 이 산들은 백두대간과 한반도 근간을 이루는 13정맥에 드는 한남정맥 줄기다. 1883년 인천항 개항으로 유입된 서구 문물의 근·현대 유적이 즐비한 중구와 동구 문화유적을 만날 수 있는 산책로 5개 구간도 포함시켜 둘레길 14개 구간이 완성됐다.
1구간인 인천 주산(主山) 계양산 구간은 ‘역사와 생태공부를 함께하는 길’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연무정에서 출발해 솔밭쉼터(반딧불이 서식처)를 거쳐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는 인천 도심은 물론이고 멀리 한강과 시가지까지 한눈에 들어와 과거 군사 요충지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2구간은 천마산이다. 동물 생태통로인 징맹이고개에서 시작해 중구봉, 정상을 거쳐 팔각정을 경유해 내려온다. 3구간은 숲속 공원과 만나는 원적산이다. 서구와 부평구 시내가 내려다보이며 나비공원에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4구간 함봉산에서는 각기 다른 나무뿌리가 서로 뒤엉켜 한 나무처럼 자라는 연리지를 만난다. 5구간은 인천에서 도롱뇽이 가장 많이 서식한다는 ‘만삼이네마을’을 끼고 있는 만월산과 금마산이다. 6구간은 수도권 포구 소래길. 인천대공원 호수광장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 천일염을 생산한 소래습지생태공원, 소래포구어시장을 둘러본다. 7구간은 해변 길이다. 갯벌을 매립한 남동구와 연수구 해안을 따라 걷는다. 금개구리 서식지를 거쳐 남동유수지에서 멸종위기종 저어새를 관찰할 수 있다.
8구간은 승기천과 문학산.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승기천에서 왜가리와 흰뺨검둥오리를 볼 수 있다. 원인재를 거쳐 문학산으로 연결된다. 9, 10구간은 청량산 봉재산과 먼우금길이다. 11구간 연탄길에는 배다리헌책방거리와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이 있다. 12∼14구간에서는 차이나타운을 비롯해 개항기 유적이 남아 있는 성창포길과 월미도, 부두길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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