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피해자 김모 씨(35)의 아내 정모 씨(32)가 전날(1일) 뉴질랜드에서 자진 귀국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정 씨는 “남편이 예전부터 부모를 죽이겠다는 얘기를 수 차례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2일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 경찰서에서 중간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정 씨는 전날 오후 6시 1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 경찰은 남편과 살인 공모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정씨를 긴급체포했다. 앞서 정 씨는 지난달 30일 김 씨의 범행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돼 공범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당시 정 씨는 전날 친정 가족들의 전화를 받고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남편은 붙잡혔다는데 왜 거기 있느냐”는 가족의 질문에 “절도죄로 잡혔는데, 오해가 있다. 금방 풀려날 것”이라고 답을 하는 등 김 씨의 범행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사에서 정 씨에게 “남편의 범행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를 집중해서 물었다. 정 씨는 “남편의 범행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내용이고 사건 자체를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그러면서 “남편이 전부터 부모를 죽이겠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했다”며 “시댁과 사이가 좋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을 뿐 범행을 저지를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또 본인은 남편의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에서 일가족(친어머니, 이복동생, 의붓아버지)을 살해했다. 그는 범행 이틀 뒤인 지난달 23일 뉴질랜드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출국했다.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김 씨는 출국 5일만 인 지난달 29일 오후 오클랜드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진술이 범행 가담을 부인하고 있다. 그것이 사실일수도 있기 때문에 혐의가 인정되지 않다고 판단되면 불구속 수사를 진행하겠다”며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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