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조선업 불황에 거꾸로 대규모 투자로 사업 다각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03시 00분


<65> 세진중공업

세진중공업이 조선 기자재를 납품하기 위해 선박에 실어 운송하고 있다. 조선 기자재는 현대중공업 등 조선소에 납품된다. 세진중공업 제공
세진중공업이 조선 기자재를 납품하기 위해 선박에 실어 운송하고 있다. 조선 기자재는 현대중공업 등 조선소에 납품된다. 세진중공업 제공
조선업 불황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한국 조선업의 중심지 울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관련 업체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향토 조선기자재 업체가 거꾸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본사를 둔 세진중공업㈜(회장 윤종국)은 최근 조선기자재 사업 다각화를 선언했다. 신산업 진출로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다 잡겠다는 얘기다.

세진중공업은 2020년까지 327억 원을 투자해 해양 및 육상 플랜트 제작과 소형선박 건조 등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로 했다. 정규 인력과 협력업체 인력 1500명이 더 늘어나게 된다. 비(非)조선 분야 매출이 증가해 지난해 매출 4200억 원에서 2021년에는 6000억 원으로 43%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세진은 최근 선박용 분뇨정화처리장비(STP) 국내 1위 생산업체인 부산 녹산공단 ㈜일승을 인수했다.

울산시는 ‘조선기자재업체 사업 다각화 보조금 지원제도’를 통해 36억 원을 지원한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최근 세진중공업과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갖고 “세진중공업 사업 다각화 투자는 조선업계 최적의 생산 인프라와 제작기술을 바탕으로 조선업 밖의 새로운 사업 분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진중공업은 1999년 9월 설립됐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STX 등 국내 조선사 1차 협력업체다. 2006년 1억 달러 수출탑을 받았고 2008년 10월 울산시 산업대상을 수상했다. 2012년 11월에는 해외법인 세진베트남을 설립했으며 2015년 1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세진중공업은 고난도 초대형 조선기자재를 생산한다.

선원 생활공간인 ‘덱 하우스’와 액화석유가스(LPG) 탱크 등 선체 탑재부품 제작의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했다. 덱 하우스는 선종(船種)에 관계없이 반드시 장착돼야 한다. 수요가 꾸준하다. 덱 하우스는 조정실과 선실 식당 휴게실 등으로 구성된다. 선체 관련 모든 공정의 집합체라고 불릴 만큼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LPG 탱크는 최근 미국이 셰일가스를 수출하면서 LPG 전용 운반선 수요 급증과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진중공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 등 LPG선에 장착되는 LPG 탱크는 LPG의 끓는점인 영하 42도보다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암모니아 탱크도 생산해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선박 엔진과 구동시스템이 장착되는 엔진룸과 선체 상갑판도 생산한다.

세진중공업은 65만4300m²의 공간에서 덱 하우스와 LPG 탱크 등을 연간 196척에 장착시킬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철저한 안전관리 시스템과 중대 위험 발굴 공모전, 보건교육을 통해 지난해 안전보건공단(KOSHA)으로부터 안전보건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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