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 급증… 매출 2배로 늘며 지역경제에 활력
커피잔 등 생활자기로 자리잡아
전남 강진군 대구면 강진청자판매장에서 관광객들이 청자를 고르고 있다. ‘2017 강진방문의 해’를 맞아 강진 청자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에서 만들어진 고려청자는 가을 하늘보다 맑고 투명하며 비취보다 아름다운 독특한 색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비색(翡色)청자’라고도 불린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학, 연못에 떠 있는 한 쌍의 원앙, 상서로운 연꽃과 보상화문 등 아름다운 그림을 상감한 예술성 또한 뛰어나다. 그릇의 종류도 매병에서 항아리, 정병, 주전자, 베개, 각종 사발, 화장 도구, 향로, 악기, 문구류 등 다양해 생활 속의 자기(瓷器)로도 자리매김했다.
○ 진가를 인정받는 강진청자
올해 강진군의 명품 청자 판매가 크게 늘었다. ‘2017 강진방문의 해’를 맞아 강진군이 다양한 판매 전략을 마련하고 신상품 개발에 힘쓴 결과다. 지난해보다 2배 정도 매출이 늘어나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5일 강진군에 따르면 올 1월부터 대구면 청자촌 남문 앞에 자리한 강진청자판매장에서 ‘2017 강진방문의 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 숙박시설과 음식점을 이용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청자를 20% 할인 판매해 34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마량면 놀토수산시장에서 매주 토요일 열리는 ‘찾아가는 강진청자 토요경매’ 행사에서도 3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지난달 20일부터 23일까지 강진만 생태공원 일대에서 열린 ‘남도음식문화큰잔치’에서는 지역 개인 요(窯) 업체로 구성된 강진고려청자조합이 20% 할인 행사를 통해 5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조합은 11일까지 이어지는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17일간의 음악여행’ 기간에도 20% 할인 행사를 한다.
김종윤 강진청자박물관 청자육성팀장은 “지난해 강진청자박물관에서만 약 1억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2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통 판매방식의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 생활자기로 변신
지속적인 경기 불황으로 생필품이 아닌 청자는 소비자들의 구매 목록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에 따라 강진청자가 고가로 인식되면서 판매에 타격을 줬다.
강진군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고려청자박물관 직원 6명으로 신상품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고려청자박물관과 개인 요 업체가 협업해 소비 성향을 파악하고 주부들이 좋아하는 상품 개발에 집중했다. 현재 15개 개인 요가 참여해 닭 모양 소품, 에스프레소 커피잔, 죽절문 커피잔 세트, 국화문 찬기 세트 등 27개 품목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한때 중단했던 청자 경매도 올해 재개되면서 판매 증가에 한몫을 했다. 토요 경매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되다 관광객 참여도가 낮고 판매 질서를 흐린다는 문제가 제기돼 중단됐다. 강진군은 문제점을 보완해 올 초부터 매주 토요일 5000여 명이 찾는 마량면 놀토수산시장에 경매장을 마련해 청자를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매회 평균 83%를 웃도는 낙찰률을 보일 정도로 관광객의 참여 열기가 높다.
강진군은 청자의 질을 높이기 위해 30개 개인 요 업체에 기술을 이전하고 맞춤형 생산 장비 등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청자가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생활자기로 인식될 때 청자산업이 성공할 수 있다”며 “천년 비색을 재현하고 다양한 기법을 연구해 강진만의 독창적인 명품 청자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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