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단위로 1건씩 글 올리고 시간당 100개 ‘좋아요’ 눌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6일 03시 00분


[온라인 가짜뉴스 이렇게 퍼진다]페북서 자동프로그램 써보니…
유료업체 ‘月 50억 수익’ 소문도

일반인의 온라인 활동은 포털사이트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좋아요 조작’의 주 타깃이 바뀐 것이다. SNS가 가짜 뉴스의 유통 경로뿐 아니라 생산기지 역할까지 맡게 된 셈이다.

SNS에서 ‘가짜 좋아요’를 찍어내는 프로그램도 이미 유통 중이다. 본보 취재팀은 가입만 하면 누구나 구할 수 있는 SNS 자동프로그램 2개를 내려받았다. 우선 업계 선호도 1위로 꼽히는 Y프로그램. 여러 기능이 있지만 이 프로그램의 ‘특장점’은 페이스북에 자동으로 글을 올려주는 글쓰기 기능이다.

기자가 먼저 구글의 지메일에 ‘최기봉 씨(33)’라는 가공인물의 계정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페이스북에 가입했다. 이른바 ‘가계정’(정확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입력한 계정)이다. 실제 업자들은 가계정뿐 아니라 해킹 등으로 입수한 타인의 계정을 악용하기도 한다.

최기봉 씨 계정을 통해 특정 게시물 내용을 입력했다. ‘강남역에서 몰래카메라를 찍는 사람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1분 단위로 이 글이 올라가게 설정했다. 관련 기사 이미지도 덧붙이게 했다. ‘등록 시작’ 버튼을 클릭했다. 18초 만에 ‘글 등록에 성공했다’는 알림이 떴다. 이어 설정대로 1분에 한 차례씩 성공 메시지가 올라왔다.

두 번째는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된 B프로그램. 눈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들끼리 서로 자동으로 ‘좋아요’를 클릭하게 해주는 일종의 중개 프로그램이다. 서로 도움을 준다고 해 ‘품앗이 프로그램’으로도 불린다.

우선 가상의 최 씨 이름으로 된 ‘가짜 뉴스 주식회사’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품앗이 프로그램을 하루 3, 4시간씩 실행했다. 마치 유령처럼 최 씨는 자동으로 다른 페이지를 돌아다녔다. 일주일 동안 최 씨의 이름으로 클릭한 ‘좋아요’는 380개가 넘었다. 같은 기간 최 씨의 ‘가짜 뉴스 주식회사’ 페이지도 좋아요 107개를 얻었다. 이 역시 대부분 유령계정으로 추정됐다.

Y프로그램은 한 달에 9만9000∼99만9000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B프로그램은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지만 해당 사이트에서는 구매 후기 작성프로그램 등을 개당 5만∼8만 원에 판매 중이다. 가짜 정보를 만들고 유통시켜 온라인 사회를 어지럽히면서 돈까지 챙기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NS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온라인 마케팅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 달에 50억 원을 번 회사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라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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