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대회서 보신탕 먹는 격”… “곤충에 대한 거리감 좁힐 기회”
서울시 17일 행사놓고 티격태격
서울시는 17일 서초구 농업기술센터에서 ‘제1회 애완곤충 경진대회’를 엽니다. 개도 고양이도 아닌 곤충입니다!
전국 최초인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는 ‘애완곤충 기르기 대회’입니다. 장수풍뎅이와 톱사슴벌레(애벌레), 왕사슴벌레와 넓적사슴벌레(성충) 4개 분야 예선을 거친 참가자들은 자신이 기르는 곤충의 자태를 마음껏 뽐낼 예정입니다.
성충은 크기, 애벌레는 무게를 측정해 ‘외모’를 평가합니다. 예선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곤충사육일지를 검토하고 ‘주인’ 면접을 봅니다. 본선은 17일 현장평가입니다. 농촌진흥청장상을 비롯한 40여 개 상의 수상자를 가립니다. “보기만 해도 징그러운 곤충에게 무슨 자태냐”고 질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애충인(愛蟲人)’의 기대는 큽니다.
서울시가 대회를 기획한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단백질이 풍부해 미래 식량자원으로 각광받는 곤충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서입니다. 시 관계자는 “혐오스러운 해충이라는 인식 때문에 아직 식용곤충이 대중화되기는 이르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곤충을 많이 접하는 기회를 주고자 국립농업과학원이 제안해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합니다.
행사 시간 내내 농업기술센터에는 ‘식용곤충 시식 코너’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예산이 넉넉지 않아 서울곤충산업연구회 회원들이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활용한 과자 등 먹거리를 만들어 내놓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곤충 자랑대회 옆에서 곤충을 먹는 장면이 조금은 괴이해 보이긴 합니다. 시민 최모 씨(33)는 “애완견 경진대회에서 보신탕 시식회를 하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다만 그동안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곤충을 길러온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반기는 표정도 보입니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를 길렀던 직장인 김경남 씨(27)는 “어차피 애완곤충과 식용곤충은 종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곤충을 귀엽고 친근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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