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업무단지 정상화 가능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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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사 갈등으로 2년간 개발 스톱… 포스코건설 대신할 시공사 못찾아
기부 약속한 아트센터도 개관 못해

인천 송도국제도시 3공구 아파트 용지인 패키지4 터. NSIC와 포스코건설의 갈등으로 2년 넘게 손도 대지 못한 채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 송도국제도시 3공구 아파트 용지인 패키지4 터. NSIC와 포스코건설의 갈등으로 2년 넘게 손도 대지 못한 채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 송도국제도시 첫 사업인 송도국제업무단지(송도 IBD) 개발이 주주사 간 갈등으로 2년이 넘게 멈춰서 송도 주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개발 이익금으로 지어 인천 주민에게 기부하기로 한 아트센터는 제때 개관도 못 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은 최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포스코건설의 재정 부담을 해결해 주는 조건으로 송도 IBD 조성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NSIC가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9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NSIC가 해결해야 할 포스코건설 재정 리스크는 공사 미수금 약 7000억 원(이자 포함)과 신용보증금액 1조5000억 원 등 2조2000억 원이 넘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NSIC는 포스코건설을 대신할 새로운 시공사와 수조 원 규모를 재융자해줄 금융기관을 동시에 찾아야 한다. 올 10월 기준 약 6000억 원 적자를 기록한 NSIC가 2조 원 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A금융사 관계자는 “수천억 원 적자인 시행사가 금융기관에서 PF 대출을 받기는 사실 어렵다”고 말했다.

새 시공사 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조 원 넘는 PF 대출을 보증 설 여력이 있는 국내 건설사는 많지 않다. 더욱이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로 주택경기가 위축돼 ‘대규모 보증’이라는 리스크를 떠안고 송도 IBD 사업에 선뜻 나설 건설사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포스코건설을 대신할 국내 건설사는 두세 업체 정도다. D사는 2007년 2월 동북아무역센터 시공사로 참여했다가 NSCI로부터 공사비 1000억 원을 받지 못해 2010년 공사를 중단했다. H사는 송도 6·8공구 사업과 관련해 인천경제청과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NSIC가 최근 바른리얼(유)과 매매 계약한 패키지4(송도 IBD 내 아파트 용지)에 시공사로 참여하려고 한 국내 모 그룹 건설사도 사업 불참을 최종 결정했다.

NSIC는 패키지6 터 1만8030m²를 매각해 포스코건설 공사비 잔금과 지급보증분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패키지6 터는 업무시설용지가 대부분이어서 매각이 쉽지 않다. 송도 IBD 업무시설 공실률이 40%가 넘는 등 빌딩 대부분도 비어 있다.

송도 IBD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인천 시민과 약속한 시설 개관도 늦어지고 있다. NSIC는 인천경제청 주관으로 열린 중재회의에서 약속한 아트센터 기부도 이행하지 않았다. 아트센터 사용 승인 신청을 하려면 문화예술진흥기금(1억8000만 원) 납부 영수증을 붙여야 하지만 9일까지 납부하지 않았다.

송도 마스터뷰 아파트에 사는 주부 정모 씨(43)는 “IBD 개발이 2년이나 중단되면서 송도 3공구 아파트 부지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흙먼지만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포스코건설은 1일부터 패키지4 공매를 다시 시작해 주주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송도 IBD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가 넘는 577만 m² 터에 국제 수준의 문화, 교육, 의료시설을 조성해 외국인에게 최상의 정주(定住)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상근 인구만 약 26만 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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