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국내 인테리어 업체 대표가 회사 자금 수십억 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가운데 일부를 현직 야당 의원에게 사업수주 청탁 명목으로 건네는 등 정치권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회삿돈 40억 원가량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인테리어 업체 A사 대표 안모 씨(48)에 대해 최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사는 호텔과 고급 빌라, 병원 등의 인테리어 설계를 하는 업체다. 안 씨는 인테리어 사업 수주 등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쓰려고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한다.
검찰은 A사의 비자금 장부 등 회계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또 안 씨가 횡령한 자금 가운데 일부가 현직 야당 B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안 씨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B 의원에게서 사업 수주 관련 도움을 받으려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회삿돈 횡령 혐의와 정치권 로비 혐의 등을 대부분 부인했다고 한다.
안 씨가 횡령한 금액 가운데 수천만 원을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59)에게 전달하려 한 정황도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구 전 청장은 앞서 금융다단계업체 IDS홀딩스 회장 유모 씨(61·구속 기소) 등으로부터 유 씨 업체와 유착 관계인 특정 경찰 간부를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 명목 등으로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이 밖에도 구 전 청장은 농민 백남기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살수차 운용 지휘, 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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