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 장기자랑 논란, 성심병원만의 문제 아니다?…“가학적 조직문화 사라져야”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11월 11일 15시 42분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성심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직장 내 ‘장기자랑 문화’에 대한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에는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 장기자랑 시키고 야한 옷에 섹시한 표정 지으라는 등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글이 게재했다.

해당 글과 일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성심병원 소속 일부 간호사들은 병원 재단 행사인 체육대회 장기자랑에서 짧은 옷을 입고 무대에서 선정적인 춤을 출 것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간호부 관리자급으로부터 ‘어떻게 하면 유혹적인 표정과 제스처가 되는 지’까지 지시를 받았다며, 극도의 수치심을 호소하며 울거나 거부하는 간호사들도 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직적인 성추행(armm****)”, “무슨 기쁨조도 아니고(xeno****)”, “21세기에 어이없는 일(anfl****)”, “의료인한테 저딴 짓 시키는 쓰레기들 제정신이야?(nill****)” 등 비난 여론이 들끓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조직 내 장기자랑 문화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도 쏟아졌다. 해당 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 내에서도 장기자랑을 강요하는 문화가 존재하는데, 장기자랑을 원치 않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문’과도 같다는 주장이다.

네이버 아이디 ‘haju****’는 “저 병원만의 문제가 아님. 규모 좀 된다 하는 회사들도 저런 식으로 송년 행사 만들어서 장기자랑 강요함. 윗선들 앞에서 재롱잔치 하라 이거지. 이번 기회에 이딴 거지 같은 기업 관습 좀 없어졌으면”이라고 지적했다.

‘kris****’도 “대부분의 회사에 가면 다 있는 가학적 문화다. 장기자랑이니 뭐니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몇 있지만 대부분은 싫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이건 단지 ‘여자’ 간호사들이기 때문에 이슈가 된 것이지 이것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더러운 패거리 문화가 사라져야 해결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장기자랑 강제로 시키는 문화는 남자건 여자건 똑같이 치욕스러운 더러운 문화지. 없어져야 할 악습이다(zard****)”, “대학교 때부터 저런 더러운 문화를 주입시키지. 신입이 강제로 장기자랑 하는 문화(love****)”, “본인이 하고싶어 하는게 자랑이지 의무적으로 하는 건 고역이다(cjmo****)”, “이 병원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직장 전부 다 저딴 걸그룹 댄스가 장기자랑이다. 전부 다 야한 옷 입고. 저 병원 만의 문제가 아님(gura****)”, “장기자랑은 자랑하고 싶은 사람만 자랑하자. 의무적인 장기자랑은 고문이다(antw****)”, “신입사원 장기자랑 시키면서 남자한테 여장하게 하는 것도 그만해라. 도대체 장기자랑은 왜 시키는 거냐? 연예인 지망생도 아니고(jhlf****)”라며 원치 않는 장기자랑 등을 강요하는 조직문화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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