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장흥교도소, 촬영장-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3시 00분


지난해 촬영장 대여 1억여원 수입, 수감동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2020년까지 한류문학관 등 조성

전남 장흥군 장흥읍에 자리한 옛 장흥교도소. 장흥군은 2020년까지 옛 장흥교도소를 복합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장흥군 제공
전남 장흥군 장흥읍에 자리한 옛 장흥교도소. 장흥군은 2020년까지 옛 장흥교도소를 복합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장흥군 제공
올 3월 개봉한 영화 ‘프리즌’은 교도소의 생생함을 그대로 담아내며 몰입감을 극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프리즌은 옛 장흥교도소에서 4개월 동안 촬영됐다. 국내 영화 가운데 실제 교도소에서 올 로케이션 촬영을 한 영화는 프리즌이 처음이다. 기존에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전북 익산에 위치한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수십 년간 죄수들이 살았던 장흥교도소의 모든 것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됐다. 난방이 안 되는 감방 안에서 벽의 한기를 막기 위해 얼기설기 설치한 장치들, 교도소가 이전하면서 죄수들이 버리고 간 생필품, 수용실 벽면의 낙서들은 실제와 같은 현실감을 담아낼 수 있었다.

옛 장흥교도소가 영화와 드라마 촬영장,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장흥교도소는 1975년부터 2015년까지 장흥군 장흥읍 원도리 9만318m² 부지에 연면적 1만230m², 건물 42동 규모의 수감시설로 활용됐다. 장흥교도소는 2015년 장흥군 용산면으로 이전했고 기존 청사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인수됐다.

캠코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옛 교도소 시설임을 감안해 철거하지 않고 영화사 등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벌였다. 지난해부터 장흥교도소를 영화 및 드라마 촬영장으로 빌려주고 1억3000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그동안 장흥교도소를 배경으로 촬영된 작품은 영화 ‘프리즌’과 드라마 ‘피고인’ 등이다. 현재 CJ E&M에서 방영 예정인 드라마 촬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장흥군은 옛 장흥교도소에 ‘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지역문화 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장흥교도소 내 활용 가능한 부지는 교정 아파트와 노역장, 수감동 등으로 나뉜다. 수감동은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 사업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장흥교도소 복합 문화 예술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한다. 장흥군은 장흥교도소 부지 매입에 앞서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캠코와 임대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는 부족한 사업비를 확보하기 전까지 사업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장흥군이 구상하는 문화예술시설은 뉴콘텐츠 플랫폼 전시관과 세계 속 한류문학관, 생활 속 갤러리관, 전통문화 융합 미디어 공예관, 역사문화 스토리관 등이다. 레지던시 스튜디오와 문화카페, 야외 조형물 광장 및 공연장도 고려하고 있다. 장흥군은 이 사업에 2020년까지 총 100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성 장흥군수는 “장흥교도소 건물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활용해 도시재생 성공 모델로 만들겠다”며 “사업이 끝나면 전남 중부권의 문화 전당이자 남도 예술문화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군은 과거 죄수들이 노역하던 농경지를 지난해 12월 매입했다. 군은 이곳에 전남도소방본부와 한약진흥재단 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영화 프리즌#장흥교도소#옛 장흥교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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