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소령 “5·18 광주서 암매장 지시 받아…시체, 줄잡아 20구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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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15일 09시 01분


사진=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동아일보DB
사진=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동아일보DB
지난 4일부터 5·18 광주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들이 암매장 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옛 광주교도소 발굴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당시 공수부대의 한 간부가 시체를 직접 암매장한 사실을 밝혔다.

당시 공수특전여단 소속이었다고 밝힌 신순용 예비역 소령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대대장으로부터 시체를 수습해 야산 적당한 곳에 매장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 전 소령은 “20일 점심 같은 밥을 먹을 때쯤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며 “쳐다보니까 트럭에다 기관총 싣고 3명 정도가 드드득하면서 그 옆에 길로 그러고 가니까 조준사격해서 (사람들이) 죽었다. 그걸 대대장이 갖다 묻으라고 해서 했다”고 밝혔다.

신 전 소령에 따르면 숨진 사람들은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젊은 사람 3명이었고 그 시체를 수습해서 야산 적당한 데에 묻으라는 대대장의 지시가 있었다.

그러면서 “시체를 운반해서 교도소 들어가는 입구 위 쪽에 야산이 조그맣게 있고 무덤이 2개나 또 옆에 있었는데 무덤에서 한 6~7m 떨어져 있는 그 지점에 묻었다”라며 “애들 시켜서 야전삽으로 파고 한 1m정도 파서 그냥 마대로 덮고 매장시켰다”라고 밝혔다.

신 전 소령은 옛 광주교도소 근처에 묻힌 시체가 20구는 넘을 것으로 보았다. “교도소 옆이 넓다. 넓은 지형하고 언덕이 진 그 부분에 주로 다 묻었고 그다음에 교도소 뒤편에도 서너 군데 묻었다고 한다”며 “줄잡아 그쪽으로 묻힌 시체가 20구는 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발굴된 유해가 없는 것에 대해선 “이게 정확히 표시해 놓고 한 것도 아니고 묻으라면 자기도 땅 파고 묻기 좋은 데다 중구난방으로. 규칙적으로 묻은 게 아니라서 찾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발포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한 주장에 대해서는 “그거는 말이 안 된다. 발포명령 아니면, 명령이 안 내려오면 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신 전 소령은 “저는 군에 있을 때부터 마음이 안 좋았다. 시민들이 많이 희생이 되었고 군에서 과도한 진압을 해서 사태가 악화되고 또 발포로 인해서 많은 시민들이 희생됐는데 거기에 대한 염치도, 양심의 가책도 못 느끼고 반성도 없이 시민들한테 다 뒤집어씌우고 그런 걸 쭉 보고 안타까움이 많이 있었다”며 양심고백을 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끝으로 “진상을 제대로 파악해서 억울하게 죽은 시민의 영령이라도 위로를 해 주고 명예를 회복 시켜줬으면 좋겠다. 또 앞으로 철저히 규명을 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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