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8세 하루 5시간 이상 놀이… 절반 넘게 TV-컴퓨터 보는 데 써
놀이 대상 대부분 엄마-형제자매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나이에 맞는 놀이와 오락 활동, 문화 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31조 내용이다. 인성과 지능 발달이 활발히 일어나는 아동기에 놀이는 중요한 교육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아동 다수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부터 충분히 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동을 조사한 결과 아버지와 노는 시간보다 사교육에 보내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나마 놀이시간 대부분은 TV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는 데 썼다.
육아정책연구소 조숙인 부연구위원이 15일 ‘제1차 육아선진화 포럼’에서 발표한 ‘아동의 놀 권리 강화를 위한 지역사회 환경 조성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 입학 전후 아동의 놀이시간은 하루 5시간 이상이었다. 만 3∼5세 유아와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를 둔 어머니 706명에게 설문한 결과 유아의 놀이시간은 평균 343분,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은 306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동들은 놀이시간 대부분을 컴퓨터와 TV, 휴대전화 등을 사용하는 데 쓰고 있었다. 놀이시간 중 미디어 이용시간은 유아 167분,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 186분으로 전체 놀이시간의 절반가량이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은 유아보다 전체 놀이시간이 적은데도 휴대전화 등의 이용 시간은 더 많아 놀이시간의 60.8%를 차지했다.
그나마 이런 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놀이공간과 대상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놀이공간은 대부분 집(72.7%)이었고 그 대상은 어머니이거나 형제자매였다. 특히 아버지가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은 주당 320분(5.3시간)으로 아동의 사교육 시간(주당 5.77시간)보다 짧았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놀이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교육당국과 지역사회 등 전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시도교육청과 지역사회가 합심해 교육과정 중 아동의 놀이시간을 늘리고 안전하게 놀이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빠와의 놀이시간을 늘리는 방안으로는 교육과정 내 아빠와 함께 이수할 수 있는 놀이시간을 늘리거나 지역사회에서 가족 중심의 주말 놀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주말에 아빠들이 참여할 수 있는 놀이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근 후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그날 하루 일과를 묻는 식으로 밀도 있는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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