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의 역사와 문화 지리 등을 20년간 공부해 인문학 도서 5권을 펴낸 공무원이 있다. 37년째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김영헌 광주 북구의회 사무국장(57·지방서기관·사진)이다.
그는 1998년 광주 북구청 실업대책 담당으로 근무할 당시 지역 역사와 문화를 알면 행정과 주민들에게 보탬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 2000년에는 공무원과 교사 등 8명이 참여하는 모임을 만들어 인문학 강사 50여 명을 초빙해 강의를 들었다. 이후 전남대와 조선대 박물관 역사답사 프로그램에 3년간 동행했다. 그는 2003년 광주 북구 오치동의 역사, 문화 등을 담은 ‘광주 오치’라는 책을 발간했다.
2006년에는 임진왜란 때 광주 출신 의병장인 김덕령 장군(1567∼1596)의 일대기를 다룬 ‘김덕령 평전’을, 2010년에는 광주 북구 운암동의 유래 등을 담은 ‘광주 운암’을 펴냈다. 이어 2012년에 ‘권율과 전라도 사람들’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권율 장군이 1592년 임진왜란 직후 광주목사로 부임한 뒤 전라도 병사를 모아 한양 수복까지의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임진왜란 삼대대첩 중 하나인 권율 장군의 행주대첩은 전라도 출신 장수 178명이 주축이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광주의 산’이라는 다섯 번째 책을 발간했다. 2002년부터 15년 동안 발품을 팔며 광주 일대 산의 역사와 문화, 산책로 등을 정리한 것이다. 삼국사기와 고려사, 신증동국여지승람, 광주읍지 등 옛 지리서적과 현대지도 등 34권을 뒤져 광주 산 이름 230개를 찾았다. 주말마다 산과 봉우리 230곳을 오르며 산과 지명의 유래와 지리, 자연마을 현황, 이야깃거리 등을 조사했다. 산과 봉우리 가운데 역사·문화적으로 의미가 있거나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과 봉우리 54곳은 꾸준히 답사해 산책로와 등산로를 담았다.
김 사무국장은 “지역 문화와 역사 등 인문학 연구를 통해 행정에 도움을 주고 주민에게도 봉사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감춰진 이야기를 찾아 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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