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대학 평가에서 최우수, 우수대학을 선정할 때 대학의 역량과 함께 취업률을 모두 고려한다. 하지만 취업률은 지역 여건이나 대학의 명성 등에 좌우되기 때문에 온전히 대학의 역량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해 취업률을 빼고 대학의 역량만 살펴보면 계명대 동국대 서강대 순천향대 우송대 울산대 제주대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 한림대 한양대(이상 가나다순)가 상위 10곳으로 꼽혔다. 이 대학들은 분야별로 특화된 강점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진로를 고민하고 취업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 학생들 정보 지속적인 관리
최우수 청년드림대학으로 선정된 순천향대는 학생들이 입학하기 전부터, 졸업 후에도 학생 정보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센스(SENSE·SCH Education, Navigation, System & Engine)’ 시스템을 도입했다.
입학 전 단계인 1단계(I’Decide)는 초중고교 시절의 각종 정보가 담긴다. 순천향대가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개최하는 각종 캠프나 학생이 초중고교 시절 참여했던 활동 등이 시스템을 통해 관리된다. 대학 입학 후인 2단계(I’Design)에서는 재학 중 학생들이 수강했던 과목, 비교과과정, 대학생활, 역량진단 결과 등이 집대성된다. 졸업 후인 3단계(I’Develop)에서는 사회 진출 후 재교육과 동문활동 등을 이 시스템을 통해 지원한다. 순천향대 관계자는 “대학생활 이전의 활동까지 센스 시스템을 통해 경력 관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더욱 방대한 누적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진로 설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순천향대는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을 대상으로도 꾸준히 구직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순천향 서울 허브사무소에서는 매주 수요일 열리는 ‘수도권으로 찾아가는 잡매칭 서비스’를 통해 수도권에 거주하는 졸업생들의 구직활동을 돕는다. 개인별로 취업 희망 지역과 희망 직무 등을 파악해 기업과 연결해주고 있다.
‘1-3 추천제’도 순천향대의 독특한 취업 지원 제도다. 기업의 구인 의뢰에 대해 매칭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일주일 안에 모집 인원의 3배수를 발굴해 추천한다는 것.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학교가 3배수의 적임자를 선발하고, 이들의 취업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돕는다. 이력서 작성 방법과 면접 요령을 교육하고 지도교수의 추천서 등을 써주기도 한다.
○ 장기현장실습으로 취업률 1위
대학생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코리아텍의 지난해 취업률은 86.6%를 기록하며 전국 4년제 대학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코리아텍의 높은 취업률의 비결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뛰어난 실무역량을 키워주는 장기현장실습(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 제도를 꼽을 수 있다.
IPP는 대학 교과과정의 일부를 산업체에서 이수하는 제도다. 대학이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은 뒤 3, 4학년생을 전공교육과 연관된 기업에 파견해 실무경험을 쌓고 체계적인 훈련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기업의 수당과 학교의 장학금 등을 받으면서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취득할 수 있다. 코리아텍은 실효성 있는 현장실습을 운영하기 위해 최소 4개월 이상의 장기현장실습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3학년 때 6개월, 4학년 때 4개월 등 두 차례에 걸친 장기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학사 운영 제도까지 바꿨다. 기존의 봄·가을 2개 학기로 돼 있는 학제를 4학기제(Semester-based Quarter제)로 전환했다.
IPP의 효과는 취업률로 나타나고 있다. IPP 참여자의 취업률이 미참여자에 비해 꾸준히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 지난해 IPP 참여자의 취업률은 90.4%에 달했는데 이는 미참여자(86.2%)보다 4.2%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장기현장실습 참여자는 2014년 졸업생 중 9.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졸업생의 33.5%가 IPP에 참여할 정도로 학생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코리아텍 관계자는 “IPP가 취업률 향상에 기여하면서 현장실습에 참여하는 학생과 기업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학생·기업 윈윈하는 ‘글로컬 마케터’ 양성
울산대는 ‘글로컬 마케터(Glocal marketer) 양성 과정’을 통해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 등 비이공계열 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이 과정은 해외시장을 개척할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학에서 해당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훈련된 인력을 투입해 해외 현지 마케팅은 물론이고 사전·사후 마케팅을 담당하는 마케팅 전문가를 육성한다.
글로컬 마케터는 엄격한 자격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컬 마케터 1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토익 성적이 910점을 넘어야 한다. 또 현장 실습과 무역 실무도 익혀야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능력을 갖춘 160여 명의 학생이 글로컬 마케터 1∼3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배출된 글로컬 마케터들은 해외를 누비며 활약하고 있다. 2008∼2016년 수출 계약에 기여한 누적금액이 6327만 달러(약 684억 원)에 달한다. 울산대는 글로컬 마케터 실습과정을 정규 교과로 만들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국제상거래커뮤니케이션 연계 전공을 신설해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울산대 관계자는 “외국어 기반의 인문사회계열 대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크고 우수 인재를 공급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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