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환절기 불청객’ 뇌혈관질환 골든타임을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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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에서 뇌졸중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인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임흥순 씨(오른쪽)가 퇴원하기 전 주치의인 뇌혈관센터 현동근 센터장(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골프장에서 뇌졸중 증상을 보이며 쓰러져 인하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임흥순 씨(오른쪽)가 퇴원하기 전 주치의인 뇌혈관센터 현동근 센터장(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임흥순 씨(58)는 올 10월 23일 인천 영종도 한 골프장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다 오른쪽으로 쓰러졌다. 임 씨는 “손을 짚어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몸이 마비되고 말도 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박형균 씨(58)는 즉시 인하대병원 현동근 신경외과 교수(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뇌혈관센터장)에게 연락했다. 뇌졸중 증상을 보인 임 씨는 출동한 119구급차에 실려 인하대병원으로 향했다. 박 씨는 “인하대병원이 주최한 건강문화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초기 증상이 뭔지 배웠다. 임 씨 모습이 뇌졸중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고 판단해 빨리 병원에 연락했다”고 전했다.

인하대병원은 임 씨가 도착하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한 뒤 혈전용해제를 주사했다. 임 씨가 쓰러지고 나서 31분 만이었다. 이어 현 교수는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했다. 임 씨는 입원 10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현 교수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뇌졸중 위험이 높아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록을 보면 가을과 겨울에 뇌혈관질환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뇌혈관질환은 예방이 중요하다. 겨울철에는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추운 날 외출할 때는 마스크와 장갑, 목도리를 하고 평소 내복을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춥다고 실내에만 웅크리고 있지 말고 적당한 운동을 하며 짠 음식은 피해야 한다. 노인이나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의 경우 지나친 야외 활동을 줄이고 신경과 전문의에게 몸 상태를 수시로 점검받는 게 좋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독감 백신 등을 미리 접종받아야 한다.

뇌졸중 발생 골든타임은 3시간이다. 3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혈전용해제나 혈전제거술로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만큼 환자는 신속하게 병원에 와야 한다. 119구급차에서는 응급구조사가 환자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얼마나 빠른 시간에 전문적이고 적절한 통합치료가 이뤄지는지가 환자 예후를 결정한다.

정부는 적절하고 신속한 초기 대응을 위해 전국에 심뇌혈관센터를 지정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인하대병원 인천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의 뇌혈관센터는 인천지역 뇌혈관질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연중 24시간 뇌졸중 전문 교수진이 상주해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수술을 비롯해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 지역 병·의원에서 의료진에게 직접 전화할 수 있는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응급환자에 대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환자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6회 연속 1등급을 받았다.

현 교수는 “인하대병원 뇌혈관센터는 신경과와 신경외과 협력시스템을 갖추고 24시간 전문 교수가 당직근무를 하고 있어 환자가 도착하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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