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울산시장이 2014년 7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 각오로 울산 난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선사시대 유물인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 해법도 김 시장이 풀어야 할 난제다. 반구대 암각화는 하류에 있는 사연댐 때문에 1년에 8개월 이상 침수돼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국보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울산시는 식수원인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물이 부족해 시민 생활이 불편해질 수 있다며 암각화 앞에 생태제방을 쌓자는 안(案)을 고수하고 있다. 올 초 도화엔지니어링이 실시한 용역조사에서 생태제방 축조안이 최적이라고 나왔지만 문화재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요지부동이던 문화재청이 최근 태도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이달부터 내년 1년 동안 하겠다는 공문을 울산시에 보냈다. 공문에는 암각화 앞 지표를 조사하고 물리탐사를 하며 공룡발자국 존재 여부를 가리기 위한 발굴조사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내년 상반기 진동 영향 평가와 온·습도 및 풍향·풍속 등 미시기후(微視氣候)도 조사한다.
공문에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조사가 생태제방이 암각화에 미칠 영향을 검증하기 위한 것임을 행간에서 읽을 수 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한다는 점에서 의구심도 있지만 한사코 거부하던 생태제방안을 문화재청이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로서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시는 “이번 조사 용역이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는 공식 반응도 내놓았다. 김 시장의 큰 숙제 하나가 해결 기미를 보이는 셈이다.
김 시장에게 기분 좋은 뉴스는 또 있다. 지난달 16일 울산을 방문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역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오찬을 하며 “김 시장 지지율이 전국 광역단체장 중 가장 높아 내년 지방선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사실상 공천을 시사했다. 지역 언론에서는 김 시장의 ‘조기 공천설’, ‘무혈 공천’ 가능성을 비중 있게 다뤘다.
김 시장은 자신의 공약 43개 가운데 90%가량은 임기 내 완료할 수 있다고 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를 비롯해 풀어야 할 과제가 없지 않다. 이런 것까지 제대로 매조지어야 김 시장에게 ‘기분 좋은 소식’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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