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 년 전 유럽 이민자가 개척한 뉴사우스웨일스주는 호주 최대의 경제권이다. 남한 면적의 8배가 넘는다. 주도(州都) 시드니에만 전체 인구의 20%, 주 인구의 64%가 살고 있다. 하지만 도로 등 도시기반시설의 상당수는 아직 과거 그대로인 부분이 많다. 그 위에 차량과 사람이 늘어나다 보니 교통사고 위험은 크다. 지난해에만 384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래서 같은 해 뉴사우스웨일스주는 ‘투워즈 제로(0을 향하여)’ 캠페인을 시작했다. 2056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세운 것이다. 지난달 22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에서 만난 버나드 칼런 도로안전국장은 “교육과 법, 시설 개선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 사망자 제로(0명)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투명한 행정과 교육이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최신 교통사고 상황과 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 사고 유형, 승차 상태, 운전자 나이, 사고 현장과 지역의 특징 등 도로 안전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경찰은 모든 통계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교통사고를 자신의 일처럼 인식함으로써 운전자가 경각심을 갖게 하려는 목적이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통사고 감소가 최대 목표다. 그래서 만 25세 이하 사망 사고는 경찰뿐 아니라 뉴사우스웨일스주 전담부서까지 참여해 원인을 분석한다. 뉴사우스웨일스주는 1986년부터 지역 2300여 개교에 교통안전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호반응형 웹사이트 ‘세이프티타운’을 만들어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일대일 교통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세이프티타운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이용할 수 있는 교통안전콘텐츠가 100만 개 이상 수록됐다. 학생들은 전자칠판을 이용해 자전거를 탈 때 반드시 헬멧을 써야 하는 이유, 차량의 정지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 등 일상 속 교통안전을 보고 배울 수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는 교통안전 교육에만 한 해 680만 호주달러(약 56억 원)를 투입한다.
칼런 국장은 “지난해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교통사고로 384명이 숨지고 1만293명이 다쳤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76억 호주달러(약 6조2500억 원)의 손실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 실시한 교통안전 교육과 시민 캠페인을 강화해 더욱 안전한 뉴사우스웨일스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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