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일반병실로 옮긴 북한 귀순 병사 오청성 씨(25)는 최근 의료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초코파이를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오 씨는 “개성공단에서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0년대 중반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초코파이를 간식용으로 받기 시작한 뒤 이를 접한 주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의료진은 이런 오 씨를 보며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를 떠올렸다고 한다. 영화에서 북한 병사로 나온 배우 송강호와 신하균은 초코파이를 보고 신기해하며 맛있게 먹는다. 그러나 오 씨는 초코파이를 먹지는 못했다. 몸 상태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묽은 미음(쌀죽)과 물김치 국물밖에 먹을 수 없다.
오 씨는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B형 간염과 폐렴 증세를 보인 오 씨는 자신이 B형 간염에 걸린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B형 감염은 북한에 상대적으로 만연한 질환이다.
병원 관계자는 “오 씨에게 B형 간염을 설명하며 ‘증상이 심각한데 상황이 이렇게 될 때까지 몰랐느냐’고 물었더니 감염 사실은 물론이고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뭔지 모르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라는 말 자체도 생소한 눈치였다고 한다. 다만 북한에서는 바이러스를 ‘비루스’라고 부르기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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