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영천시장 인터뷰 “지금 영천은 질주하는 경주마 닮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김영석 영천시장이 4일 “3선 임기를 잘 마무리해 경북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영천시 제공
김영석 영천시장이 4일 “3선 임기를 잘 마무리해 경북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영천시 제공
“지금 영천은 질주하는 경주마(競走馬)를 닮았습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4일 “경주마 ‘드림영천’(3년생)이 지난달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1200m 경주에서 우승해 무척 기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드림영천은 초반에 뒤처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결승점을 약 100m 앞두고 전력질주해 역전했다. 결승점을 통과할 때는 다른 말들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김 시장은 “경기를 마치고 지구력과 스퍼트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천의 모습이 지금 그렇다”고 말하며 파안대소했다.

영천시는 드림영천 경기 영상을 시청 전광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하루 190회 내보내고 있다. 내년에는 등급을 높여 출전할 계획이다. 김 시장은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는 드림영천이 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도전정신도 일깨워줄 것 같아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주변에서 영천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칭찬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시가 키운 말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스타영천’(당시 3년생)이 1400m에 출전해 우승했다. 현재 퇴역해 승마용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는 임고면 운주산 승마장 인근에 승마조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 해 약 160마리를 승마용으로 훈련시킨다. 억대 몸값 경주마가 레이스에서 물러나면 200만∼300만 원에 식용 등으로 팔리지만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승마용으로 바꾸면 평균 500만∼600만 원에 거래된다.

김 시장은 “경주마 우승과 승마용 조련 사업이 말의 도시(馬都·마도) 영천을 크게 알리고 있다. 2019년 개장을 목표로 조성하는 경마공원을 비롯해 영천 말 산업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2014년부터 ‘시민 말 타기’ 운동을 벌였다. 매년 약 2만 명이 승마를 즐긴다. 말 산업에 열정을 쏟는 까닭은 농가 소득 향상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 경쟁력도 크게 높인다는 확신에서다. 시청 집무실에는 크고 작은 말 인형과 그림이 있다. 그는 “금방이라도 뛰쳐나갈 것 같은 말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의 추진력도 경주마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천은 경북에서 성장 속도가 빠른 도시로 꼽힌다. 시청 일대에서는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고층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도심 스카이라인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2019년까지 4개 단지, 약 3100채가 입주한다. 인구는 2014년, 20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10만689명을 기록했고 지난해 10만3613명으로 또 늘었다.

산업구조 다변화도 성과를 내면서 시민들은 3선 임기를 곧 마치는 김 시장을 아쉬워하며 응원하고 있다. 김 시장은 초선 시장 때부터 신던 실내화를 여전히 애용한다. 낡고 밑바닥은 많이 닳았다. 비서실에서 교체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그는 “아직 쓸 만하다”고 한다. 며칠 전 초선 때부터 입은 겨울용 점퍼를 꺼냈다. 그는 “절약하는 차원이지만 영천의 재도약에 신념을 다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 남은 임기 공약사업을 모두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3선 시장에 취임하면서 43개 사업을 공약해 39개를 완료했거나 추진 중이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김영석#영천시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