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실적 아닌 지역사회 혁신에 초점… ‘미래 창조 인력’ 양성 선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7일 03시 00분


고려대 산학협력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분야에서 우수한 실적을 얻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계하고 지역사회를 혁신하며 미래 창조인력을 양성하는 모델을 선도적으로 만들어 확산시키는 데 있다.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의 산학협력 고도화형 대학(LINC+)에 선정돼 5년 동안 228억 원을 지원받게 된 고려대는 지역산업 및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조를 기반으로 우수 인력 양성, 일자리 창출, 기업지원 및 창업 활성화 등 지역사회의 혁신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기술이전 수입에서 서울소재 사립대(이공계분야) 중 가장 많은 37억 원을 달성한 고려대는 지난해 특허 보유 건수에서도 국내 820건, 해외 233건의 특허 출원 및 등록으로 국내 사립대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와 함께 고려대는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한 대학으로의 변화를 통해 혁신형 창업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개척하는 지성들의 놀이터 ‘파이빌(π-Ville)’


낡고 허름했던 아버지의 차고에서 시작된 스티브 잡스의 도전처럼 고려대의 파이빌은 낡은 컨테이너 박스에 혁신의 정신을 담아낸 특별한 공간이다. 건물의 뼈대이자 공간은 수출용 컨테이너를 재활용했고, 그 안에는 고려대의 역사가 남아있는 50∼60년 전 집기들을 수리해서 진열했다. 파이빌은 개척자(pioneer)의 앞 두 글자를 무한한 확장을 나타내는 원주율 π로 표기한 것으로 고려대 학생들의 창의와 개척이 무한히 뻗어나가기를 기원하며 지은 이름이다.

실내와 실외의 구별이 없는 공간, 점유하는 공간이 아닌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파이빌은 무한한 창의력을 꿈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지식은 강의실에서 전수되는 것만이 아니라 캠퍼스 전체에서 만들어지고, 교류되면서 축적돼야 한다. 새로운 형태의 지식 창조에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며 “파이빌은 그 이름처럼 창의와 개척정신이 무한히 뻗어나가는 공간이 될 것이고 끝없는 토론과 회의, 사색을 바탕으로 고대인의 개척정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창의적 활동을 해보고 싶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입주 신청을 한 뒤 심사를 거쳐 5층 규모의 파이빌에 입주할 수 있으며 입주팀은 4개월 동안 무상으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파이빌은 학생들의 도전과 소통 공간인 동시에 선배들의 경험을 전승하고 확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멘토링과 네트워킹은 파이빌의 강력한 기능 가운데 하나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창의적 수업에는 다양한 분야의 선배 창업자와 기업가를 초빙해 경험과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도록 하고 있다. 자유로운 휴식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최적화된 분위기를 조성하는 파이빌 내 아이디어 카페도 고려대 학생 창업 성공가로 기술지주회사에 편입된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의 전문가들이 운영하고 있다. 선배 사업가는 학교에 임대료 수익을 얻게 해주면서 동시에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로 앞서가는 ‘KU 크림슨기업’


‘고려대학교와 함께 기술로 앞서가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KU 크림슨기업은 고려대가 기업에 최고 수준의 산학협력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협력 대상은 고려대와 산학협력을 해왔던 1500여 개 기업 중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중견 기업 중심으로 꾸려지게 된다. 고려대는 KU 크림슨기업들과 애로기술 해결 산학과제 추진, 미래기술 공동개발 및 이전,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의 밀착형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올 8월 메디힐 마스크팩 등의 화장품 전문 강소기업인 엘렌피 코스메틱을 첫 번째 KU 크림슨기업으로 선정했다. 염 총장은 “고려대는 다양한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기업들과 서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산학협력#파이빌#ku 크림슨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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