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백화점과 면세점 입점업체 측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구속 기소된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여·사진)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일부 혐의를 무죄로 인정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취지여서 신 이사장의 형량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7일 신 이사장이 아들 명의 회사와 딸을 통해 입점 업체에서 돈을 받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서울고법의 항소심 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신 이사장은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회전초밥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A 씨에게서 롯데백화점 입점 청탁 대가로 11억5600만 원을 받은 혐의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2)에게서 롯데면세점 내 매장 위치변경 청탁 명목으로 6억6200만 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아들 명의 회사 비엔에프통상에 세 딸을 등기임원으로 등재해 급여명목으로 35억6200만 원을 지급하는 등 회삿돈 47억4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회전초밥 업체 대표 A 씨가 신 이사장의 딸에게 돈을 준 부분에 대해 “딸이 받은 돈을 신 이사장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해 징역 3년과 추징금 14억473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본 부분 외에 정 전 대표가 비엔에프통상 쪽에 돈을 준 부분도 무죄로 보고 신 이사장의 형량을 징역 2년으로 낮췄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신 이사장이 딸과 비엔에프통상을 통해 받은 돈은 신 이사장 본인이 직접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 관련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날 판결에 대해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람이 아닌 제3자가 이익을 취했더라도 사회통념상 청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면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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