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철주야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공무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일부 몰상식한 행동으로 전체가 욕을 먹는 것 같습니다. 업무 중에 경찰 공무원이 일방통행 길에 정차하고, 핫도그가게에 주문하러 들어가는 걸 목격했습니다. 도대체가 여경들은 업무라는 걸 지각조차 못하는 것 같네요. 일벌백계를 본보기로 꼭 여자경찰 공무원분들 기강을 바로 잡길 바랍니다.”
누리꾼 A 씨가 얼마 전 행정안전부 민원 홈페이지에 올린 민원 내용이다. 그는 6일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여경 신고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이를 공개했다. A 씨는 사진 두 장도 함께 올렸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 도로변에 경찰차 한 대가 서 있고, 경찰(여성) 한 명이 핫도그 가게 앞에서 핫도그를 먹고 있다. 다른 사진은 행정안전부 민원 홈페이지에 올린 민원 내용을 갈무리한 것이다.
글은 다른 커뮤니티에도 확산했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은 해당 경찰의 ‘근무 태만’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공질서를 지키는데 가장 앞장서야 할 경찰인데 엄격해야할 필요가 있는 건 당연한 일” “여기가 주정차 하라고 있는 곳인가” “차량이 정차되지 말아야 할 곳에 경찰차가 정차된 게 문제다. 핫도그 사 먹은 게 문제가 아니라” “저 정도는 봐줄 수 있지만 일반인이 그런 게 아닌 경찰이 그랬다는 게 문제. 법의 수호자 민중의 지팡이 아닌가”라고 댓글을 썼다.
반면 어떤 이들은 “경찰은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하나? 너무 빡빡한 듯” “열심히 일하는 와중에 잠깐 핫도그 사 먹는 걸 수도 있는데 이걸 신고하나” “힘들게 치안 담당하는데 먹는 걸로 그러지 말자” “경찰은 사람 아닌가요. 밤에 출출한데 하나 먹으면서 일할수도 있지 그걸 신고까지”라며 A 씨의 민원 제기는 다소 과했다고 지적했다. “여경이라 신고한 것 아니냐”이라는 이도 있었다. A 씨의 글이 여성혐오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지적. A 씨가 ‘여경’을 콕 집어 얘기한데다, 그가 본문 중 사용한 여성 경찰에 대한 일부 표현이 문제가 된다는 것.
행정안전부에는 매일 수많은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사소한 내용들도 많다. 한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단순한 질의나 건의가 민원으로 올라오기도 하고 법령 등을 잘 이해 못 하시는 분들도 많다”며 “그러나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도 있어 모든 민원에 답변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행정안전부에 민원이 들어가면 이는 해당 기관 감사과에 알려지며 조사를 통해 필요하다면 인사위원회에서 징계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실제 해당 경찰이 징계를 받을 가능성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감사실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다. 답변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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