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한 SBS 탐사보도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세 번의 S.O.S, 그리고 잔혹한 응답-한샘 성폭행 사건’에 대해 다뤘다.
지난 10월 말 가구업체 한샘의 여성 직원 A 씨가 “회사 교육 담당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한 포털 사이트에 올리며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A 씨의 교육 담당자였던 남성 B 씨가 사건 이후 여성과 주고받은 모바일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반박하기도 했다. 성폭행을 당한 이후라고 보기에는 메시지가 일상적이고 친근해 보이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사건은 불기소처분으로 종결됐다.
경찰은 A 씨가 모텔로 같이 간 점, 피임 도구를 써달라고 한 점 등으로 성관계에서 강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건 담당 수사관은 A 씨의 진술에서 일정 부분 상황을 인정하는 점,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점 등으로 인해 강제성을 인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미 CCTV 영상은 삭제된 후였고 모텔 직원도 사건 당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A 씨도 고소를 취하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A 씨는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B 씨가 찾아와 “이걸 그냥 칼로 확” 등 발언을 하기에 두려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에 B 씨 측은 “고소 취하를 부탁한 적은 있지만 강제하거나 접촉한 적은 없다. 그 여직원에 오해를 풀게 있으면 풀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교육 동기 C 씨는 A 씨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는 공교롭게도 변호사를 선임하는 날 교통사고가 나 A 씨와 함께 입원을 했다고 했다. 그는 입원 내내 B 씨가 A 씨를 괴롭히는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 찾아왔다. 강압적이었다. ‘이런 식으로 할 거냐’며 협박 비슷하게 했고, 맞고소하겠다고 했다. A 는 집에 알리지도 못했고 자기 혼자서 해결할 방법도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 사건에 앞서 A 씨의 화장실 몰래카메라를 찍어 구속된 또 다른 동기도 있었다. 그도 A 씨에 합의를 요청하며 전화를 하는 마당에 A 씨는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이 됐다고 한다.
한샘 측은 1월 24일 B 씨를 해고했다. 회사 인사팀장은 25일 A 씨에게 전화를 했다. A 씨는 “저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고, 회사도 저한테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고 하더라. 이어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지만 처벌은 원치 않는다, 아니면 강제 수준은 아니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A 씨는 결국 진술서를 수정했다. 인사위원회는 수정된 진술서를 근거로 B 씨를 ‘해고’가 아닌 ‘정직 3개월’로 징계를 수정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는 ‘사내 풍기문란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급료 10%를 삭감했다. 이미 회사엔 소문이 파다했고. 심지어 회사 동료들은 A 씨에 “문란한 사생활 잘 처리됐냐”고 하거나 “술 따라줬다고 어디로 찌르는 거 아니냐” 등 발언을 했다고 했다.
A 씨는 그러면서 인사팀장인 D 씨의 성희롱·강간 미수 사실도 밝혔다. 인사팀장은 해고됐지만, 회사 측에서는 인사팀장을 성적인 사건이 아닌 ‘횡령’을 공식 해고 이유로 밝혔다.
A 씨는 “꽃뱀한테 잘 못 걸렸다는 소문이 돌더라. 힘들어서 그만 두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법무팀에서 휴직기간 줄 테니 쉬고 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상대로 하는 회사이니 입단속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그러나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었던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포털사이트에 이 같은 사연을 올리게 된 것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한샘 측에 공문을 보내 인터뷰 요청을 했다. 사측은 서면 답변서를 통해 A 씨가 풍기문란 징계를 받은 것이 아니라 B 씨의 징계 사유가 ‘풍기문란’이고 A 씨 사유가 ‘허위보고’였는데 표기가 잘 못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앞서 논란이 됐던 A 씨와 B 씨의 사건 이후 모바일메시지 내용에 대해 A 씨는 “소문이 날까봐 무서워 답장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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