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와 의학전문대학원생 등 1만 명(경찰 추산·주최 측 추산 3만 명)은 1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대한문광장에서 ‘국민건강수호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최한 이날 궐기대회에서 이들은 4시간 넘게 ‘문재인 케어’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집회와 행진을 벌였다.
문재인 케어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다. 3800여 개 비급여 항목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보장 항목으로 흡수하는 게 핵심이다. 비급여 항목 치료는 환자가 치료비를 전부 내야 한다. 반면 급여 항목은 건강보험 수가(酬價)가 정해져 있어 일정 부분만 내면 된다.
비대위는 이날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정책 추진에 앞서 적정 의료수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여 부분 의료수가가 턱없이 낮은데 비급여 분야가 줄어들면 타격이 크다는 얘기다. 소아과 의사인 이정진 씨(36)는 “많은 병원이 비급여 항목 수입으로 급여 항목의 적자를 메우고 있다. 저(低)수가 문제의 해결 없이 비급여 분야만 줄이는 건 ‘깡패가 1000원 주면서 빵이랑 우유를 사오되 500원을 남기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내년도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이 2200억 원 삭감됐다며 문재인 케어의 실현 가능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참가자들은 “‘문케어’는 청년에게 의료비 부담을 지워 이들의 미래를 뭉개는 ‘뭉케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오후 3시 5분경 집회를 마치고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3.6km를 행진해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돌아와 오후 5시 20분경 해산했다. 행렬은 세종대로 8차로 중 절반을 차지해 한때 일대 교통이 정체됐다. “돌발 행동을 자제하고 시민들에게 폐 끼치지 말자”는 주최 측 호소에 큰 마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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