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색깔 학교 건물로 유명한 제주 제주시 애월읍 더럭분교는 저렴한 임대주택 제공과 특색 있는 교과 운영으로 학생이 늘어나 내년부터 본교로 바뀔 예정이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농촌지역 인구 감소 등으로 학교가 통폐합되는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는 학생 수 증가에 따라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하는 학교가 등장하고 있다. 임대주택 건립을 통한 지역 주민들의 학생 유치 활동과 함께 제주지역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는 이주민이 증가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건강·생태학교 등 특색 있는 학교 운영도 학생이 늘어나는 요인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제주시 애월읍 애월초교 더럭분교장을 본교로 승격시켜 달라는 더럭분교장발전위원회 요청을 받아들여 최근 제주도립학교설치조례 개정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했다. 도의회에서 의결하면 학칙 및 학교운영위원회 규정 등을 제정하고 교장, 행정실장 등의 인사발령을 거쳐 내년 3월부터 본교로 운영한다.
더럭분교장 학생 수는 10월 1일 현재 99명으로 내년 취학 예정 학생도 16명이 있다. 2019년 취학 예정 학생은 17명 등으로 100명가량의 학생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1946년 설립된 이후 지역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다 학생 수 감소로 1996년 분교로 지위가 낮아졌다. 2009년 더럭분교장 학생 수는 17명에 불과할 정도로 폐교 직전의 소규모 학교였는데 원색이 선명한 무지개 색깔 학교 건물이 방송 광고에 등장하면서 이색 관람지로 떠올랐다. 지역 주민들은 연꽃 연못, 돌담길 등을 조성하고 임대건물을 지어 초등생이 있는 가정에 저렴한 가격으로 우선 지원했다. 학생 수는 2011년 26명에서 2012년 46명, 2014년 59명, 2016년 78명으로 증가했다.
더럭분교장 외에도 본교 승격을 추진하는 학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제주시 조천읍 조천초교 선흘분교장은 건강·자연생태 교육을 강화하면서 학생이 증가한 사례다. 학교 인근 람사르 습지인 동백동산을 무대로 습지 생태학교, 생태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교내에 인공 습지를 조성했다. 에코 손수제작물(UCC), 생태연극 아카데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차별화했다. 2016년 24명 등 20명 선에 머물렀던 학생 수가 올해 54명으로 증가하면서 본교 승격 후보 학교로 관심을 받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초교 동복분교장은 지역주민들이 저렴한 주택 임대로 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올해 2월 4개 동 29채를 신축하고 월 5만 원의 임대료로 이주민 유입 효과를 봤다. 교육청에서는 특별교실, 시청각실, 급식실, 다목적 강당 건립 등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했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건립에 따른 제주도 특별지원금 가운데 일부를 공동주택 추가 건립에 활용하면 이주민은 더욱 늘어난다. 지난해 학생 수가 13명에서 올해 52명으로 급증하면서 본교 승격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
제주지역은 이주민 유입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학생 수도 늘었다. 전입 인구에서 전출 인구를 뺀 순유입 인구는 2014년 1만1112명, 2015년 1만4257명, 2016년 1만4632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세 이하 영유아는 2014년 1838명, 2015년 2040명, 2016년 2126명 등으로 제주지역 학생 수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강형인 제주도교육청 공보관은 “자연이나 건강을 주제로 한 생태학교는 물론이고 해외 화상교육 학교 등 특색 있는 제주형 학교 만들기를 하고 있다”며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에 맞춘 지원 조례도 학생 수 증가에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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