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파워기업]녹색기술 활용해 친환경 도시 만들어가는 ‘환경전문 공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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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부산환경공단

부산환경공단은 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특수차량 14대를 도입해 도로 미세먼지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환경공단 제공
부산환경공단은 시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특수차량 14대를 도입해 도로 미세먼지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환경공단 제공
‘생태환경도시 건설로 시민 삶의 질 향상.’

2000년 환경 종합 전문 공기업으로 출범한 부산환경공단의 비전이다. 생활 오폐수와 분뇨, 쓰레기를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하수처리장과 소각장, 매립장 같은 환경기초시설의 관리와 운영을 맡는다. 다음 세대를 위한 환경 문제 대안 마련도 빼놓을 수 없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머슴역이다.

거미줄처럼 얽힌 총연장 1434km 하수관로와 연결된 10곳 하수처리장에서는 하루 135만9000m³ 하수를 처리한다. 하루 소각 쓰레기는 480t, 매립 쓰레기는 628t, 처리 분뇨는 3000m³에 달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기업 특성상 연간 매출을 따질 수 없지만 폐자원 활용과 신재생에너지 등의 영업수익은 연간 800억 원에 이른다. 그만큼 부산시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단은 지난달 17개 사업소 임직원 600여 명이 참석해 ‘열린 혁신 다짐대회’를 열었다. 이들 임직원은 대회에서 “시민과 공단, 노조가 한마음 한뜻으로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는 상생모델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공단의 저력은 수상 실적에 잘 나타난다. 공단은 8월 행정안전부 주관 2017년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43개 공기업 가운데 최우수 ‘가’ 등급을 받았다. 시민을 우선시하는 환경정책을 편 결과다. 지방에서 처음으로 미세먼지 제거 사업을 시작했고 슬레이트지붕 개량 사업을 벌였다. 낙후 마을을 지원하는 도시재생 지원 사업과 ‘365일 관로 막힘 민원기동반’ 운영, 시민 태양광발전소 운영 같은 환경서비스 제공에도 주력했다. 강서구 생곡동 자원순환협력센터와 음식물 자원화 시설을 인수해 사업 기반을 넓혔다. 시 주관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업무성과 평가도 1위를 차지했다.
부산환경공단은 6월 남부하수처리장에서 1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제8회 환경사랑 음악회를 열었다. 혐오시설로 여기는 하수처리장에서 열리는 전국 유일 환경음학회다.
부산환경공단은 6월 남부하수처리장에서 1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제8회 환경사랑 음악회를 열었다. 혐오시설로 여기는 하수처리장에서 열리는 전국 유일 환경음학회다.

지난달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한국에너지효율대상에서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하수처리장을 비롯한 환경기초시설 상부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해 지난해 말 대비 에너지 자립률을 68.6%나 끌어올렸다. 소각장 폐열을 활용한 열병합발전기, 버려지는 하수방류수를 활용한 소(小)수력발전설비도 도입했다. 올해부터 연평균 2만 t씩 5년간 온실가스 10만 t을 감축하는 배출 저감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올 초 한국언론인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한 사회공헌대상에서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전 임직원이 월급 자투리 액수를 모아 연간 기금 수천만 원을 조성하고 재능기부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 소년소녀 가장 및 장애인 시설 후원 같은 나눔 활동을 벌인 공로다.

시민 곁으로 다가가는 환경·문화 서비스도 돋보인다. 2009년 시작한 ‘환경사랑 음악회’는 하수처리장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다. 국내에서 유일하다. 해마다 초여름 밤 시민 1만여 명을 하수처리장 위 인조잔디광장에 초청해 음악을 선사한다. 올 6월 열린 제8회 환경사랑 음악회에는 가수 바다를 비롯해 허각 조관우 박상철, 아이돌 그룹 구구단 등이 출연했다. 시민 그린투어와 초중고교생을 위한 견학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환경기초시설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제공한다. 2002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시작으로 최근의 ‘부당거래’ ‘베테랑’ ‘부활’까지 영화 20여 편에 하수처리장과 소화조, 가스탱크 등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128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공로로 부산고용대상을 받았다.

이종원 이사장은 “녹색기술을 활용해 친환경도시 부산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신뢰받는 공기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CEO 칼럼] 이종원 이사장 “시민과 소통하며 쾌적한 환경 조성”

이종원 이사장
이종원 이사장
부산환경공단 경영의 핵심가치는 현장과 시민 소통이다. 하수처리, 자원순환 사업 같은 공단 목적사업을 수행하면서 시민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클린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며 신재생에너지 발굴과 에너지 절약 및 이용에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하수와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와 폐열을 활용한 에너지 이용 활성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소각장에서 발생한 폐열을 활용한 열병합발전과 하수처리장 소화가스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으로 연간 70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고효율 융·복합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해 46억 원 상당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시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도로 미세먼지 제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미세먼지 제거 특수차량 14대를 시내 8차로 이상 간선도로와 인구밀집지역 6차로 이상 도로의 32개 노선 166km에서 운영했다. 분진 및 수질오염 농도가 70%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특수차량 20대를 더 투입할 예정이다.

맞춤형 사회공헌사업도 추진하겠다. 매년 두세 지역을 선정해 도시재생사업과 사회공헌사업을 연계하는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 노조위원장과 함께 각 사업소 현장을 둘러보며 애로사항도 듣고 아이디어도 얻겠다. 노사화합 체육대회와 문화체험도 병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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