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의 힘… 대구 남구 11년 연속 ‘청소행정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1일 03시 00분


행정 사무-청소 현장 역할분담, 직원들 열정으로 깨끗한 환경 조성… 협의체 구성 등 주민들 참여도 한몫

최근 열린 대구 남구 환경가족 한마음 행사 및 11년 연속 청소행정 1위 기념식에서 직원들이 임병헌 남구청장(가운데)에게 이웃사랑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대구 남구청 제공
최근 열린 대구 남구 환경가족 한마음 행사 및 11년 연속 청소행정 1위 기념식에서 직원들이 임병헌 남구청장(가운데)에게 이웃사랑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대구 남구청 제공
“주민 참여로 더욱 성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손기영 대구 남구 녹색환경과장은 “올해 10월 대명2동에서 시작한 ‘더 모아 아름다운 원룸 거리’ 시범 사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사업은 남구 주택의 71%가 원룸, 빌라 등인 특성에 따라 도입했다. 선진국 기준의 쓰레기 배출 모범 동네를 만들어 주민 의식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사업 추진과 동시에 대명2동 주민들이 스스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쓰레기 불법 배출을 줄이면서 거리는 쾌적해졌다. 오석희 씨(56·여)는 “이웃들이 집 앞 골목도 치우는 변화가 생겼다. 동네가 깨끗해지면서 이웃 간 정도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손 과장은 “주민들에게 쓰레기 불법 투기의 심각성과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면서 종량제 봉투 사용량이 늘고 있다”며 “청소행정에 도움이 돼 내년부터 다른 동네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구가 최근 대구시의 청소행정 종합평가에서 8개 구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7년부터 11년 연속이다. 남구는 올해 상금 1억 원을 포함해 11년간 받은 상금이 10억 원이 넘는다.

10년 넘게 최고의 청소행정을 유지하는 바탕은 직원들의 열정이다. 박성혁 주무관(37)은 “선배들의 업적과 전통을 이어야 한다는 부담에 긴장도 된다. 그래도 남구를 깨끗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주민들의 인사에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행정 사무와 청소 현장이 역할 분담하고 서로 협력하는 것도 장점이다. 남구는 청소행정 상금을 환경미화원 처우와 장비 개선에 모두 쓴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수시로 환경미화원 121명과 새벽에 청소하고 아침 식사를 한다.

환경미화원의 사기도 높다. 일상 업무 외에 20여 명으로 구성된 ‘일사천리 봉사대’는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과 취약 동네 청소 등을 하며 환경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환경미화원 전체는 매월 조금씩 모은 돈은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쓴다. 2004년부터 이달까지 60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이명길 씨(58)는 “365일 현장에서 주민과 함께 호흡하며 남구의 청결을 책임지고 있다는 강한 자부심이 있다. 깨끗한 남구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구가 올해 두드러진 항목을 살펴보면 지난해 대비 생활쓰레기 감소율과 폐의약품 배출 및 수거 처리,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을 위한 민관 협업, 재활용 수거 체계 개선 등이다. 처음 평가 지표로 반영한 원룸 생활쓰레기 배출과 대형 폐기물 처리 등에서도 다른 구군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식당 손님이 잔반을 남기지 않으면 100원을 돌려주는 음식 문화 개선 캠페인(드림 캐시백)은 전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남구는 2015년부터 쇄소응대(물 뿌려 쓸고 공손하게 맞이함)를 실천행정으로 내세우고 있다. 청소행정의 성과를 새로운 가치로 이어가기 위해서다. 임 청장은 “지금까지 청소행정은 깨끗한 환경과 쓰레기 감량에 집중했다. 주민 참여와 따뜻한 공동체 만들기에 기여하는 의식 개선 문화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남구 11년 연속 청소행정 1위#청소행정#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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