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공간으로 방치된 원도심-폐교에 부산문화재단, 창작공간 4곳 운영
7년간 문화예술인 찾아 창작 활기… 부산권 문화예술 거점으로 거듭나
중구 40계단 주변 빈 사무실에 들어선 ‘또따또가’ 풍경. 부산시 제공
도시구조 변화로 발생한 원(原)도심과 폐교에 들어선 문화 창작공간이 지역문화 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예술가와 시민이 소통하고 문화가 꽃피는 공간으로 인기다.
부산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창작공간은 중구 동광동 ‘원도심 또따또가’, 사하구 다대동 ‘홍티아트센터’, 남구 감만동 ‘감만창의문화촌’, 수영구 망미동 ‘F1963’ 등 4곳이다.
부산 행정의 중심이었던 중구 일대는 2000년 이후 주요 행정기관이 이전하면서 공동화 현상이 덮쳤다. 하지만 2010년 문화예술인이 40계단 주변 빈 사무공간을 ‘또따또가’란 이름으로 변모시켜 시각 문학 공연 환경을 조성했다. 또따또가는 다양성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똘레랑스(톨레랑스) ‘또’에다 ‘따’로 활동하지만 ‘또’ 같이 한다는 뜻과 거리 ‘가(街)’를 합한 말이다. 당시 11개 건물, 35실로 시작한 공간은 올해 23개 건물, 77실로 늘었다. 7년간 문화예술인과 도시전문가 5000여 명이 다녀갔다.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브랜드 대상과 지난해 멕시코시티 국제문화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사람이 몰리면서 임차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
2013년 사하구 무지개공단 옛 홍티포구 터 8420m²에 2층, 연면적 1224m² 규모로 들어선 홍티아트센터는 설치미술, 조형예술, 미디어, 사운드 등 폭넓은 창작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파견예술가를 포함해 46명이 활동하고 있다. 매년 오픈스튜디오 및 릴레이 개인전, 비평 프로그램, 세미나를 연다. 일본 후쿠오카(福岡) 규슈(九州)예문관, 요코하마(廣島) 뱅크아트1929, 프랑스 낭트 파라다이스 갤러리, 영국 발틱현대예술센터와 교류하고 있다. 센터는 내년 을숙도에 개관하는 부산현대미술관과 지난달 문을 연 홍티예술촌, 신평장림산업단지 소규모 창작공간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서부산권 문화예술 거점으로 거듭난다.
2013년 옛 동천초교를 재생한 5층 규모의 감만창의문화촌에는 감만종합사회복지관이 함께 들어서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다양한 장르 예술가 482명이 활동하고 있다. 우리동네문화사랑방, 고마내가하까, 오픈스튜디오, 감만아트페스티벌 등 4가지 브랜드 사업으로 지역민과 호흡하고 있다. 이 일대는 재개발(뉴스테이)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공동화 현상에 대비한 문화 실험도 시도 중이다.
1963년부터 쇠줄을 생산하던 고려제강 수영공장은 2008년 가동이 중지됐다. 지난해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으로 쓰인 뒤 공장 터 2000m²가 ‘F1963’이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문체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내년부터 공연과 전시, 인문학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이 진행된다. 대만 가오슝(高雄) 보얼예술특구, 프랑스 리옹 국립음향창작센터 같은 국제기관과 교류사업도 추진한다.
송수경 부산문화재단 문화공간팀장은 “각 창작공간이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야 한다. 문학 연극 등 신규 창작공간 발굴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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