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고 아름다운 ‘전북 1000리길’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2일 03시 00분


해안길 등 44개 노선 405km 선정… 생태관광 연계 힐링관광 자원 육성
전북도,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전북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들길이 있고 부드럽고 넉넉한 숲길도 있다. 아이들 손잡고 걷기 좋은 조붓한 길이 있고 저녁 먹고 옆 마을 친구 집에 ‘싸드락싸드락 마실 가는’ 길도 있다. 부안 변산 마실길은 제주 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을 합쳐 놓은 듯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고 봄꽃 필 때 무주 금강변 마실길을 걸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전북도가 최근 아름답고 걷기 좋은 44개 노선, 405km의 길을 ‘전북 1000리길’로 선정했다. 이 가운데 자연 경관이 뛰어나고 접근성이 좋은 14개 핵심 노선도 함께 선정했다. 내년은 전라도라는 이름이 생긴 지 1000년이 되는 해다.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길을 생태관광과 연계한 인문학적 힐링관광 자원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다.

새 길을 내는 것은 아니고 이미 나 있는 길 가운데 역사와 문화가 결합돼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고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을 시군 추천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선정했다. 전체 길이가 70여 km에 이르는 부안 변산 마실길 가운데서 해안선이 특히 아름다운 적벽강 일대를 선정했고 300km가 넘는 지리산 둘레길 가운데서 남원시 주천면에서 운봉읍에 이르는 전북 핵심 구간인 1코스 14km를 골랐다.

전북 천리길은 해안, 강변, 산과 들, 호수 등 4개 테마로 선정했다. 해안길은 고군산군도 비경과 변산반도 절경, 새만금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군산 고군산 구불길, 김제 새만금 바람길, 부안 적벽강 노을길 등 6개 노선 55km다. 군산 고군산 구불길은 최근 새만금방조제와 다리를 통해 연결된 선유도, 장자도의 산길을 걸으며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구간이다.

강변길은 금강, 섬진강 등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익산 함라산 둘레길, 무주 금강변 마실길, 순창 장군목길 등 6개 노선 84km다. 무주 금강변 마실길은 구간 전체가 금강과 남대천을 끼고 있어 걷는 내내 수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산·들길은 전주 한옥마을 둘레길, 정읍 정읍사 오솔길, 남원 지리산 둘레길, 완주 고종시 마실길, 장수 방화동 생태길, 고창 운곡습지길 등 27개 노선 223km다. 장수 방화동 생태길은 방화폭포와 덕산계곡을 따라 걷는 계곡길로 영화 ‘남부군’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호수길은 옥정호와 용담댐을 따라 걷는 임실 옥정호 마실길, 진안 용담댐 감동벼룻길 등 5개 노선 43km다. 임실 옥정호 마실길은 옥정호 수변과 붕어섬, 국사봉을 따라 걷는 길로 가을철 물안개가 특히 유명하다.

전북도는 천리길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선과 편의시설을 정비하고 안내 체계를 구축하며 길 해설사도 양성해 배치할 계획이다. 이 길을 널리 알리기 위해 내년 1년 동안 전라도 정도 1000년 기념 걷기 행사, 시군별 축제와 연계한 걷기 행사 등을 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기반으로 한 통합 안내지도와 가이드북을 만들고 길동호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토진 전북도 자연생태과장은 “전라도 정도 1000년을 기념해 전북 고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생태 문화역사자원을 통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천리길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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