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일 한주농원 대표(52)는 최근 지방도 358호선(김포∼관산 도로) 사업시행자인 LH공사가 황룡산 오솔길을 관통하는 도로구획안을 경기 파주시청에 신청하자 망연자실했다. 이대로 도로가 생기면 지역 주민 쉼터이던 황룡산에 터널이 뚫린다.
김 씨 가족 소유의 한주농원은 전체 9만9173.5m² 가운데 6만6115.7m²가 황룡산 일대에 걸쳐 있다. 황룡산 일부분이 사유지인 셈이다. 그러나 김 씨 부친은 20년 전 황룡산 소유지에 ‘완행수목원’을 만들고 무료 개방했다. 파주 신도시가 생기며 찾는 주민이 점점 늘어나자 2013년 파주시청은 시비(市費)를 들여 걷기 편한 오솔길을 닦고 운동기구도 들여놨다. 김 씨는 “그해 5월 파주시장도 참석해 황룡산을 잘 가꾸자는 기념식까지 열었다”고 말했다.
광역교통수요 해소를 위해 김포∼관산 도로를 설치하는 조건으로 파주시 운정3지구 개발 허가가 나면서 갈등의 불똥이 튀었다. 경기도가 계획을 수립해 국토교통부가 승인하고 LH가 2310억 원을 들여 이달 말 완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로를 둘러싼 주민들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산을 뚫는 데 반대하는 주민이 적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당장 황룡산에서 운동하는 주민 1000명이 반대서명에 나섰다.
파주시 구간(1.28km)보다 길이가 더 긴 일산 구간(일산동구 성석동∼문봉동 5.07km)도 도로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봉산 터널 계획이 알려지면서 주민 반대가 거세지자 고양시청은 올 8월 전면 재검토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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