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화재는 불이 난 건물 외벽이 화재에 취약한 ‘트라이비트(dryvit)’ 공법으로 시공돼 피해가 컸다. 이에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한국방재학회 회장을 역임한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22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제천 화재와 관련, “스티로폼 양쪽에 시멘트를 덧칠한 단열재로 쓰고 있는 드라이비트가 문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 외벽에 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을 바른 뒤 시멘트 모르타르 등을 발라 마무리하는 공법이다. 돌로 외벽을 공사할 때보다 비용이 50% 수준으로 저렴하고 공사 기간도 절반 정도 단축돼 건축주가 선호한다.
정 교수는 “우리가 비용 절감 때문에 드라이비트라는 걸 계속 써왔다”면서 “이 부분은 대형 건물 화재에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이비트와 같은 가연성이 있는 마감재에 대한 문제는 계속 돼 왔다”면서 “2010년 10월에 부산 해운대 아파트 화재가 일어났을 때도 그랬고, 2015년 1월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그랬다. 또 세계적으로는 런던 아파트 화재가 2017년, 올해 난 거 아니냐. 그때도 문제가 됐는데도 여기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단 대책이 2015년 (10월 법개정) 이후의 건물, 6층짜리 이상 건물에 (가연성 외장재의 사용을 못) 하게 돼 있다. 그런데 지금 과거에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하는 데에 대한 대책이 없지 않느냐”면서 “이런 마감재를 사용한 건물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대책이 많이 약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드라이비트 대책 마련이 어려운 것이냐’는 물음엔 “아무래도 이것은 비용 절감과 관련되는 부분”이라면서 “새로 짓는 건물에 대해서는 우리가 강제를 할 수 있는데, 이미 된 부분에 대해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 안전을 가져올 것인가, 우리가 비용 절감을 가져올 건가. 이 부분은 선택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이비트 소재를 통해서 이미 지어진 건물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특별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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