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1주일 새 사과만 3번째, 부끄럽게 생각”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월 3일 10시 01분


MBC 뉴스데스크가 자사 인턴기자 출신 대학생과 취재기자의 지인을 일반인 것처럼 인터뷰한 영상을 내보낸 것에 대해 사과했다.

2일 오후 방송한 MBC 뉴스데스크에서 박성호 앵커는 “어제 개헌에 대한 시민들 생각을 전하는 리포트에서 대학생과 회사원, 공무원 등 시민 6명의 인터뷰를 방송했다. 이 가운데 대학생 1명은 담당 기자와 작년에 본사 뉴미디어뉴스팀에서 함께 일했던 인턴기자였고, 회사원은 담당 기자의 친구였던 것으로 MBC 자체 조사 결과 밝혀졌다”면서 “비슷한 사례가 더 있는지 조사를 해 보니 또 다른 기자는 12월 9일 전자담뱃값 인상 여파를 전하는 리포트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본사 직원에게 (담뱃값)인상에 대한 소감을 인터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 아니라, 취재 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다”라며 사과했다.

다만 “저희 자체 조사 결과로는 해당 기자들이 인터뷰 도중 특정한 내용의 발언을 유도하거나 부탁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렇지만 저희는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 한국 방송학회에 경위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본사 홈페이지에 모든 내용을 공지하고 그에 따른 엄격한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박 앵커는 또 클로징 멘트에서도 “오늘로 뉴스데스크가 정상체제로 돌아온 지 일주일이 됩니다만 그 사이 여러분께 사과만 벌써 세 번째 드렸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 공정한 보도도 중요하지만 사실 정확한 보도, 취재 윤리의 준수 같은 기본이 먼저라는 것, 뼈저리게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전날 MBC 뉴스데스크는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리포트에서 자막으로 ‘24살 학생’이라고 소개된 주모 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촛불혁명을 지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폐해를 인식했는데 그런 사건들이 헌법 정신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남모 씨(35)는 노동권을 언급하며 “노동자라는 게 어쩔 수 없이 굉장히 약자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가고 시청자들은 ‘주 씨가 지난달 7일 방송된 ‘엠빅뉴스’(모바일 기반 MBC 콘텐츠)에서 최승호 신임 MBC사장에게 ‘MBC 비정규직’ 문제 해결 의지를 물은 인물이며, 회사원 남 씨 역시 리포트 기자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친구사이’이고, 또 다른 인터뷰 학생 신모 씨(24)는 주 씨와 같은 대학교 신문사에서 기자로 활동한 학생’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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