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로 숨진 삼남매의 어머니 정모 씨(23)가 변호인의 무료 변론을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담뱃불 탓에 일어난 화재에 대해 ‘죗값을 받겠다’는 것이다.
7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A 변호사(31·여)는 5일 정 씨를 만나 변론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A 변호사는 정 씨가 담뱃불을 잘못 끈 책임이 있지만 10대 때 애를 낳고 어렵게 양육하는 등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보고 무료 변론을 의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씨는 A 변호사에게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 씨는 이후 경찰에서 “내 잘못으로 애들이 숨졌다. 죗값을 그대로 받겠다”며 무료 변론 사양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 씨 변론은 국선변호인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8일 중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정 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정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7시 친구를 만나 술집 두 곳에서 소주 5병을 나눠 마셨다. 술에 취한 정 씨는 다음 날 오전 1시 53분 귀가했다. 작은방에서 자고 있던 큰아들(4), 작은아들(2), 15개월 된 막내딸을 살펴보고 방 입구에서 담배를 피웠다.
오전 2시 16분경 PC방에 있던 남편(22)과 통화 후 막내딸이 칭얼대는 소리를 들은 정 씨는 담배 불똥을 튕기고 방에 들어갔다. 잠시 후 문틈으로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본 정 씨는 112 등에 5차례 구조요청을 한 뒤 방을 빠져나왔다. 정 씨는 베란다에서 구조요청을 하다 119에 구조됐지만 삼남매는 숨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정 씨의 실화로 결론 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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