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익선동, 한옥지구로 보존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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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재개발지역 해제… 2월 도시-건축위서 최종 결정

1920∼1950년대 지은 한옥 119채가 있는 서울 종로구 익선동 일대가 14년 만에 재개발지역에서 해제된다. 북촌과 돈화문로, 인사동, 경복궁 서측에 이어 다섯 번째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익선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안’에 대해 주민 의견을 받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다음 달 결정안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면 익선동 일대는 기존 건물을 헐고 고층 건물을 짓는 재개발은 불가능해진다. 돈화문로나 태화관길 등 길가의 건물 높이는 5층(20m) 이하만 지을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도 들어올 수 없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부동산 개발업자 정세권(1888∼1965)은 익선동 165 일대 3만1121m²에 서민 한옥단지를 조성했다. 창덕궁과 가까워 궁중 요리와 복식, 음악 등이 자연스레 흘러들어갔다.

2004년 4월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되자 익선동 재개발추진위원회는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14층 높이 주상복합단지를 짓겠다고 밝혔다. 2010년 10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한옥 보전 방향의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시에 요구했다. 하지만 재개발을 원하는 지역 주민 반발에 부딪혀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지연됐다. 재개발추진위는 2014년 자진 해산했다.

각종 방안이 표류하는 동안 이웃한 서촌, 북촌과 비슷하게 청년사업가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식당, 카페 등의 문을 열었다. 시는 2015년 6월 지구단위계획 재수립에 나섰다.

시는 익선동에서 임대료가 높아져 원주민이 떠나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 상가 임대료를 일정 비율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상생협약 체결을 유도하기로 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종로#익선동#한옥지구#재개발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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