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알바해라” 모친이 꾸짖자 집에 불질러 부친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9일 03시 00분


경찰, 대학 휴학생 영장 신청

휴학 중인 대학생 아들이 아르바이트 문제를 놓고 부모와 다투다가 집에 불을 질러 아버지가 숨졌다.

8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8시 50분경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1층에서 A 씨(19)가 안방에 불을 질러 아버지(54)가 숨졌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A 씨는 경찰에서 “저녁을 먹는데 엄마가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은 채 매일 놀고 있느냐’며 꾸짖어 다퉜다. 내가 종이에 그린 그림을 찢기에 화가 나서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

A 씨가 불붙은 종이를 안방 침대에 던지자 전기장판에 불이 옮겨붙었다. A 씨 아버지가 물을 가져와 뿌렸지만 삽시간에 거실로 번졌다. 결국 A 씨 아버지는 대피하지 못해 연기와 불길에 숨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집에 있던 A 씨 동생(중학생)은 밖으로 탈출했고 어머니는 119대원에게 구조됐다. 아파트 2층 주민 5명은 베란다로 뛰어내려 대피했다. 주민 B 씨(51·여)가 대피 과정에서 경상을 입었고 16명이 연기를 마신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 씨 어머니는 경찰에서 자신이 불을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 어머니가 불을 지르려는 아들을 말리지 못했을 뿐 실제로 A 씨가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아버지 시신을 부검하는 한편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고양=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방화#화재#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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