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한파로 길거리서 치매 노인 3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6일 03시 00분


최근 호남에 나흘간 이어진 폭설과 한파로 노인 3명이 길거리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이 3명 모두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전남 목포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후 7시경 신안군의 한 섬에서 A 씨(74)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치매를 앓던 A 씨가 전날 혼자 집을 나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굴다리 인근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2일 오전 6시경 전북 고창군의 한 마을 앞 도로에서 치매를 앓던 B 씨(92)가 숨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했다. B 씨는 집 인근에 쓰러져 있었고 주변에는 지팡이와 벗겨진 신발 1개가 있었다. 경찰은 B 씨가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파가 몰아치던 11일 오후 6시 반 전남 강진군의 한 저수지 인근 수로에 C 씨(79·여)가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경찰은 치매를 앓고 있던 C 씨가 전날 집을 나가 길을 잃고 헤매다가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호남지역 치매 노인은 광주 1만7000여 명, 전남 4만8000여 명, 전북 3만6000여 명 등 총 10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파나 무더위 등 기상특보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이 치매 노인이다. 자치단체들은 치매 노인에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팔찌와 이름표를 달아주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등을 통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파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마을방송 등을 통해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치매 노인#폭설#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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