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6월 지방선거 출마 여부 2월 말에 결정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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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한 대행은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남도지사에 출마할지, 도지사 권한대행을 계속할지는 2월 중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 제공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한 대행은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남도지사에 출마할지, 도지사 권한대행을 계속할지는 2월 중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 제공
쉴 틈이 없다. 하루 3, 4곳 현장 방문은 기본이다. 수행 공무원이 되레 숨 가쁠 정도다. 행사 참석도 잦다. 수십 명이 모이는 자리부터 수백 명이 운집한 곳까지 빼놓지 않고 찾는다. 민선(民選) 단체장이라고 해도 감당하기가 벅찰 일정이다.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행정부지사(55) 얘기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1급 공무원’이다. 대민 접촉을 늘리고 수시로 현장을 찾는 것은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는 평소 소신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한 대행은 말한다. 반면 이런 그의 행보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여권 후보로 6·13 지방선거에 나서기 위한 ‘자리 깔기’ 아니냐는 의심 때문이다.

고향 근무 6개월째 접어든 그를 18일 오후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만났다. 한 대행은 “지방선거에 출마할지, 권한대행직을 계속 수행할지 2월 말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부임 직후 “출마하지 않겠다”던 기조에서 달라진 태도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을 김경수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진다면 (도지사 선거에)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지사 후보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고, 권민호 거제시장도 준비 중이다.

한 대행은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주위의 권유와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경선과 본선 전략을 이미 구상하는 듯한 뉘앙스로 들렸다. 그는 “서부경남도 중요하다”며 진주시장 출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진주는 그가 대학까지 다닌 ‘지역구’다.

한 대행이 출마한다면 경남도는 지난해 4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중도 사퇴 이후 세 번째 권한대행을 맞아야 한다. 그는 “조직이 안정돼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경상대 농대를 졸업하고 기술고시에 합격해 30여 년 공직생활을 한 그는 세종부시장을 끝으로 ‘임명직’을 마감할 생각이었다. 그러다 홍 전 지사가 대선에 나간 이후 류순현 현 세종부시장과 맞교대를 했다. 고향에서 대미(大尾)를 장식할 기회가 주어진 셈.

그는 도지사와 행정부지사, 정무(서부)부지사의 역할을 도맡아한다. 166cm, 65kg의 크지 않은 체구에 머리도 짧게 깎아 다부진 인상이다. 그는 “도민들을 만나 대화하고, 어려운 곳을 살피는 것이 체질에 딱 맞는다”고 했다. 한 대행은 “좌우명도 ‘성실’이지만 사주에 ‘부지런히 일하며 국가의 녹을 먹는다’고 나와 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권한대행으로서의 보람으로는 “진정성을 갖고 신뢰를 쌓아 자유한국당이 다수인 도의회와 협치 분위기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야구장 건립비 100억 원 지원도 그가 의회를 설득한 결과물이다. 국가산업단지 최종 승인, 항공 정비사업자 지정, 사회안전망 구축, 일자리 창출도 실적으로 꼽았다.

한 대행은 그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행정자치부, 국무총리실, 소방방재청,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등 여러 부처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그래서 자신의 장점으로 ‘다양한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을 내세운다. 단점은 “순간을 잘 못 참고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공직자는 불쑥 화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폭로위계(暴怒爲戒)’ 얘기였다.

18일 오후에도 한 대행은 ‘소방본부 주요시책 설명회’ ‘찾아가는 검진사업 발대식’ ‘어업인 단체 간담회’ 등에 참석하느라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한 대행은 “신명을 갖고 일을 해서인지 피로를 모른다. 진정성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선출직이 아니라면 농정 분야 관료를 해보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가 인생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때가 머지않아 보였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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