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취업률 2년 연속 전국 1위… ‘기업 맞춤형 교육’ 통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4일 03시 00분


‘日IT기업반’ 올해 졸업자 전원 취업… 5년간 NTT 등 글로벌 기업서 돌풍
기업 요구 맞춘 ‘SK하이닉스반’ 등 국내 대기업에도 취업 이어져 관심

지난해 영진전문대 정보관 1층에서 열린 해외 취업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호주 시드니 메리턴호텔 채용 면접을 보고 있다.
지난해 영진전문대 정보관 1층에서 열린 해외 취업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호주 시드니 메리턴호텔 채용 면접을 보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더 큰 꿈을 펼치고 싶습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 3학년 조나훔 씨(24)는 최근 라쿠텐 등 일본 주요 정보기술(IT) 기업 7곳에 합격했다. 그는 “진정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큰 라쿠텐 입사를 결정했다”며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전남 함평 출신인 조 씨는 원래 4년제 대학 진학을 준비했다. 인문계 문과를 졸업한 그가 취업 난관을 뚫기 위해 택할 수 있는 전공은 많지 않았다. 조 씨는 전문대로 눈을 돌렸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한 영진전문대를 찾았다. 컴퓨터정보계열 홈페이지에서 그가 본 홍보 문구는 ‘야들아∼ 연봉 6000만 원 받으러 일본 가자!’였다. 그는 “대학을 가는 이유는 취업을 잘하기 위해서인데, 일본 진출은 여러 면에서 도전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2013년 영진전문대 입학과 함께 일본IT기업주문반에 들어갔다. 초반에 성적이 나오지 않아 잠시 방황을 했지만 단계별 체계적인 교과 과정 덕분에 실력을 쌓았다. 1학년 때 일본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2학년 여름방학 때 일본 어학연수를 다녀오면서 훌쩍 성장했다. 3학년 때는 현장 실무를 익히고 현지 기업에서 실습했다. 그는 “아이디어 기획부터 보고서 작성, 콘텐츠 기획 등을 제 힘으로 했다”며 “기업 면접을 자신있게 볼 수 있는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조 씨는 다음 달 졸업 후 4월부터 라쿠텐 에너지부 모바일팀에서 근무한다. 회사에서 정착 지원금과 교통비, 식비, 헬스장 이용 등도 지원받는다. 그는 “선배 3명이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만큼 자부심을 갖고 일에 전념할 것”이라며 “영어 실력도 갖춘 IT 엔지니어가 되겠다”고 말했다.

○ 취업률·해외 취업 수 모두 1위

영진전문대는 올해 발표된 취업률 통계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1위에 올랐다. 23일 교육부 대학공시정보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6년 영진전문대 졸업생은 3336명이다. 군 입대자와 진학, 외국인 유학생 등 취업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311명을 제외한 3025명 가운데 2428명(80.3%)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 2000명 이상인 전국 전문대 28곳 중 취업자가 가장 많다.

해외 취업 인원도 97명으로 전문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41명, 2014년 68명, 2015년 72명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2007년 개설한 일본IT기업주문반은 올해 2월 졸업 예정인 49명이 모두 취업을 확정했다. 2013년부터 6년 연속 졸업자 전원이 일본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전체적으로 최근 5년간 소프트뱅크, 라쿠텐, NTT 등 일본 글로벌 기업에 311명이 취업했다.

올해는 2월 졸업 예정자 가운데 165명이 해외 취업을 확정했다. 고야마 고헤이(小山浩平) 라쿠텐 해외채용 담당부부장은 “영진전문대 학생들의 실력은 일본에서 인정할 만큼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20여 년 동안 이어온 ‘기업맞춤형 주문식 교육’이 큰 효과를 낸 것으로 학교 측은 분석한다. 국내에서 처음 도입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국내외 1100여 개 기업과 협약했다. 기업과 대학 교육의 간격을 최대한 줄여 기업은 신입의 재교육 비용을 낮추고, 취업하는 학생은 인생 낭비를 줄이는 상생(相生) 교육이다. 올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학’으로 선정된 것은 지금까지 개척한 주문식 교육의 역할이 컸다.

○ 취업의 질도 높은 대학

23일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 엄재철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반도체공정센터 실습실에서 SK하이닉스반 학생들에게 설비 운영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23일 영진전문대 전자정보통신계열 엄재철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가 반도체공정센터 실습실에서 SK하이닉스반 학생들에게 설비 운영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영진전문대는 기업 요구에 맞춘 특화된 주문식 교육 협약반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반이 대표적이다. 교수들은 기업 현장에서 10∼20년간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학생들은 반도체공정센터에서 기술을 익힌다.

센터는 SK하이닉스가 기증한 60억 원 상당의 반도체 공정 장비에 대학이 10억 원을 더 들여 건립했다.

기업 생산 현장을 옮겨놓은 듯한 센터는 휴대전화와 각종 디지털 멀티미디어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공정 전반을 배울 수 있다. 2007년 1기가 하이닉스에 전원 취업한 이후 지난해까지 350여 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영진전문대의 대기업 취업자는 최근 5년간 삼성 424명, LG 530명, SK 200명 등 2678명이다.

이 학교 전자정보통신계열부장을 맡고 있는 장성석 교수는 “주문식 교육 협약반 재학생들은 취업 부담 없이 전공 실력 향상에 집중하고 여기에 선배들이 후배 사랑 장학금까지 지원해 교육 성과를 배로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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