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3시경 서울 강서구 한 호텔 투숙객 96명이 가벼운 옷만 걸친 채 허겁지겁 영하 15도의 밖으로 뛰쳐나왔다. 화재경보가 울린 탓이었다. 불은 이 호텔 7층 한 객실에서 났다. 소방차 14대와 소방관 45명이 출동했다. 객실 한쪽 벽면만 태운 불은 13분 만에 진압됐다.
발단은 이 방에 투숙한 20대 여성 A 씨가 홧김에 내던진 헤어드라이어였다. 머리를 말리던 A 씨는 남자친구와 말다툼을 벌였다. 말싸움이 격해지면서 화가 난 A 씨는 남자친구를 향해 사용하던 드라이어를 던졌다. 계속 열기를 내뿜던 드라이어가 바닥에 부딪혔다. 얼마 후 바닥 장판에 불이 붙고 이어 벽으로 번졌다. 그러자 화재경보기가 이를 감지하고 경보를 울린 것이다.
이 불로 투숙객 2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객실 밖 계단참에 앉아 있던 A 씨를 붙잡아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드라이어 내부 코일이 과열돼 불이 붙은 상태에서 장판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드라이어를 감정하고 있다. 실화인지 방화인지 결과가 나오면 혐의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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